[류한준기자]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오프시즌 동안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삼성화재에서 현대캐피탈로 유니폼을 갈아 입은 리베로 여오현이 '수비의 달인'이라는 말에 걸맞은 플레이를 보였다.
여오현은 23일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3 안산·우리카드 프로배구 컵대회' B조 대한항공과 경기에 선발 리베로로 출전했다. 현대캐피탈 이적 후 처음 출전한 공식경기였다.
여오현은 이날 세트스코어 0-1로 끌려가고 있던 2세트 중반 멋진 수비 하나를 성공했다. 10-8로 현대캐피탈이 리드하고 있던 상황, 하지만 흐름은 대한항공 쪽으로 넘어가던 중이었다. 현대캐피탈이 2세트 시작과 함께 8-4까지 앞서나갔지만 대한항공은 연달아 공격에 성공하며 점수 차를 좁혀오고 있었다.
두 팀은 당시 세 차례 랠리를 주고 받았다.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 신영수가 회심의 후위공격을 시도했다. 현대캐피탈 박주형이 몸을 날려 디그를 했다. 하지만 공은 코트 뒤 광고판을 넘어 기록원석으로 향했다. 대한항공의 득점이 분명해 보였지만 코트 안에는 포기하지 않는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여오현이었다. 그는 끝까지 공을 쫓아가 이를 살려냈다. 현대캐피탈은 3단 처리에 성공했고, 이후 한 번 더 랠리가 이어졌다. 결국 현대캐피탈의 끈질긴 수비는 대한항공 곽승석의 공격 범실을 유도해냈다. 현대캐피탈의 수비 집중력이 돋보인 순간이다.
여호연의 명수비 장면에서는 현대캐피탈 팬들 뿐만 아니라 이날 체육관을 찾은 관중들 대다수가 큰 탄성을 내뱉었다. 수비 하나만으로도 화끈한 스파이크가 성공했을 때처럼 관중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내는 선수가 바로 여오현이다.
이런 멋진 플레이가 어우러지며 흐름을 탄 현대캐피탈은 결국 2세트를 가져가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과 풀세트 접전을 벌인 끝에 2-3으로 아쉽게 졌다. 결과는 패했지만 그래도 수확은 있었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여오현에 대해 "팀이 갖고 있던 고질적인 문제를 풀어줄 수 있는 선수"라며 "긍정적인 효과가 분명히 있다"고 칭찬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세.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실업시절부터 프로까지 수많은 우승을 차지했던 여오현의 트레이드 마크다. 이런 '끈기 DNA'를 선수단에게 전달해줬으면 하는 것이 바로 여오현을 FA 영입한 현대캐피탈이 바라는 바다.
조이뉴스24 /안산=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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