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예상치 못한 기회가 찾아왔다. 프로 3년차 투수인 두산 베어스 안규영은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경기에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다. 시즌 첫 선발 출격이다.
안규영은 지난 23일 1군 엔트리에 포함됐다. 팀 에이스인 더스틴 니퍼트가 훈련 도중 갑자기 목과 등 사이에 통증을 느껴 1군 엔트리에서 빠지게 됐기 때문이다. 심각한 상태는 아니었지만 김진욱 감독을 비롯한 두산 코칭스태프는 니퍼트에게 안정을 취하도록 했다.
안규영은 니퍼트의 선발 등판 순서를 메우기 위해 이날 나서는 셈이다. 그는 퓨처스(2군)리그에서는 선발로 뛰었다. 그러나 1군과는 엄연히 다르다. 뛰는 선수들의 기량차는 물론 분위기에서도 차이가 있다.
안규영은 이번이 올 시즌 세 번째 맞는 1군 등판이다. 앞선 두 차례는 중간계투 등판이었다. 쉽게 찾아오지 않는 기회라는 걸 그도 잘 알고 있다.
안규영은 "1군에서 던질 때마다 못했다. 그래서 걱정"이라고 했다. 안규영은 지난 6월 30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 이정호, 정대현에 이어 세 번째 투수로 나왔다.올 시즌 첫 1군 출전이었다.
그런데 투구내용은 안규영 말대로 좋지 못했다. 2.1이닝 동안 11타자를 상대하며 2안타를 허용했다. 그런데 그 중 하나가 나성범에게 맞은 3점홈런이었다. 여기에 볼넷도 3개나 내줬다. 이날 두산은 3-1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나성범의 한 방에 역전을 허용, 결국 5-9로 졌다. 안규영은 "팀의 리드를 지켜주지 못해 정말 마음이 씁쓸했다"고 했다.
지난 23일 다시 1군에 오른 그날 안규영은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 유희관, 오현택, 김상현에 이어 네 번째 투수로 다시 마운드에 나왔다.
그러나 이번에도 홈런 한 방을 맞았다. 8회말 넥센 김민성에게 투런포를 허용했다. 4-6으로 끌려가고 있던 상황에서 점수차가 벌어져 두산은 추격할 힘을 잃었다. 아쉬운 피칭이었다. 안규영은 "이미 지나간 결과이기 때문에 잊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시 선발로 나서지만 안규영이나 팀에게 이번 26일 LG전은 매우 중요하다. 잠실 라이벌이라는 자존심도 걸려있다. 치열한 4강 순위경쟁에서 힘을 받으려는 두산도 그렇고 1위를 따라잡으려는 LG도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다. 주말 3연전 첫 경기 결과에 따라 남은 두 경기 승패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안규영은 "많은 이닝을 소화한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의욕만 앞서다보면 투구에 집중을 하지 못해 역효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1이닝씩만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길게 던지겠다는 욕심을 버리는 쪽을 택했다. 공 하나 그리고 타자 한 명에 집중하는게 우선이라는 의미다. 그는 "솔직히 상승세인 LG를 만나는 게 부담된다"며 "하지만 후회를 남기지는 않겠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갖고 던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