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군패션도 안 통해…SK, 'NC 악몽' 못 떨쳤다

[한상숙기자] SK의 위기가 심상치 않다. 올 시즌 한 번도 4강에 들지 못했던 SK가 NC전서 스윕패까지 당하며 점점 내리막을 걷고 있다.

SK는 1일 문학 NC전에서 4-5로 졌다. 상대 선발 노성호를 홈런 3방으로 두들겨 2.2이닝(4실점)만에 끌어내리는 것까지는 성공했지만, 이어 등판한 이성민(3.1이닝 무실점)에게 묶여 추가점을 뽑지 못하고 당했다. 또 믿었던 선발 김광현은 초반 난조를 보이며 많은 실점을 했다.

홈런을 세 방이나 터뜨리며 맞섰으나 서서히 타격감이 가라앉아 역전에 실패했다. SK는 0-1로 뒤진 1회말 정근우, 박정권의 솔로홈런 두 방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2회 4점을 내줘 2-5로 다시 끌려가던 3회말에는 최정의 투런포가 터지면서 1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9회말 마지막 공격 1사 1루에서는 대주자 김재현이 견제구 때 1루수의 실책으로 2루까지 진루하며 동점 기회를 엮어내는가 했다. 하지만 정근우의 타구가 2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잡히면서 병살로 연결돼 경기가 그대로 끝났다.

선발 김광현은 7이닝 6피안타(2홈런) 5실점으로 6패(6승)를 당했다.

SK는 NC에 3승 9패로 절대 열세에 놓였다. NC에 시즌 첫 4할대 승률 달성과 원정경기 스윕 기록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무엇보다 특정 팀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 자체가 아쉬운 일이다.

경기 전 이만수 감독은 유니폼 양말을 무릎까지 올려신는 '농군패션'을 선보였다. 지난해 8연패를 당했던 7월 이후 처음이다. 이 감독은 "새로운 마음으로 8월을 시작하겠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며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뒷심이 부족해 또 NC를 넘지 못했다. 다가올 주말 두산과의 홈 3연전이 더 부담스러워졌다.

반면 NC는 상승세를 탔다. 나성범과 권희동이 홈런을 때렸고, 중간계투로 나선 이성민이 3.1이닝 무실점 호투로 2승(2패)을 올렸다. 9회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이민호는 10세이브를 달성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상대 투수 볼이 좋았는데 우리 선수들이 집중해서 잘 쳤다. 선발투수가 일찍 내려간 뒤 구원진이 자기 역할을 잘해줬다"며 만족스러워했다.

패한 SK의 이만수 감독은 "경기가 너무 안 풀린다. 주말 두산 3연전에서 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