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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한 홍성민 "포수 미트만 보고 던졌죠"


29일 한화전 데뷔 첫 선발승 '그래도 아직은 중간계투가 편해'

[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 투수 홍성민은 2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로 등판했다. 올 시즌 들어 두 번째 선발이었다. 그는 이날 한화 타선을 상대로 7이닝 동안 3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7회말 터진 정훈의 결승 3루타 덕분에 승리투수(롯데 1-0 승)가 됐다.

지난 시즌 프로 데뷔한 홍성민의 개인 첫 선발승이었다.

30일 한화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홍성민은 "첫 선발승이라고 해서 다르진 않았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말했다. 그는 "경기 전 정민태 투수코치가 '공격적으로 투구를 하라'는 조언을 했다"며 "그래서 포수 미트만 보고 던졌다. 별다른 생각 없이 타자와 승부에 신경쓴 게 잘 들어맞았다"고 전날 경기를 돌아봤다.

그는 이날 100구를 던졌다. 주로 던진 구종은 스플리터다. 직구와 다른 변화구보다 많은 35개를 던졌다. 홍성민은 지난해 KIA 타이거즈에서 뛸 때는 주로 커브와 체인지업을 던졌다. 그러나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롯데에서 KIA로 이적한 김주찬의 보상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뒤 새 구종을 익혔다.

정민태 코치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치른 스프링캠프에서 홍성민에게 스플리터를 잡는 방법을 알려줬다. 홍성민은 "그게 더 편한 느낌이었다"고 했다. 훈련할 때는 자주 던졌지만 실전에서 사용한 건 29일 한화전이 처음이었다.

홍성민은 "원래 서클 체인지업을 많이 던졌는데 타자들에게 잘 안 통했다"며 "그런데 이번 스플리터는 잘 들어갔다. 그래서 체인지업 비중을 줄이는 대신 스플리터를 더 많이 던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고비는 있었다. 초반 승부를 어렵게 했다. 1회초에만 22구를 던졌다. 홍성민은 "1회초가 끝난 뒤 투구수를 확인했는데 많이 던졌더라. 그래서 '아 오늘도 좀 힘들겠구나'하는 생각을 했었다"며 "그래서 2회부터 투구수에 신경을 쓰고 던졌다. 운도 따랐고 5회를 넘기자 '아, 이제 됐구나'했다. 그런데 사람 욕심이라는 게 막상 7회까지 던지게 되자 타자들이 제발 한 점만 뽑아줬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고 웃었다.

한화전서 첫 선발승을 따낸 뒤 홍성민은 친구들에게 축하전화를 많이 받았다. 가족에게서도 연락이 왔다. 홍성민은 "첫 승이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이날 첫 승 기념구도 따로 챙기지 않았다. 그는 "KIA에서 뛸 때 첫 세이브와 첫 홀드를 기록했던 공도 관중들에게 던져 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성민은 "중간계투든 선발이든 나가서 잘 던지고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해서 통산 100승을 거둔다면 그 때는 꼭 기념구를 챙길 생각"이라고 웃었다. 이날 승리구는 주장 조성환이 후배를 위해 따로 챙겨뒀다. 홍성민은 "조성환 선배에게 전달 받았다"고 얘기했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홍성민의 선발승에 대해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선발 대체 자원으로 점찍어 놨었다"며 "2군에서부터 롱릴리프로 뛰었기 때문에 선발 전환에는 큰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홍성민과 김사율이 앞으로도 4, 5선발 자리를 확실하게 맡아준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없겠다"고 기대를 보였다.

보통 투수들은 선발로 나서길 원한다. 항상 등판 대기해야 하는 중간계투와 견줘 컨디션 조절이 더 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홍성민은 "굳이 고르자면 중간이 더 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선발로 등판한 경험이 정말 얼마 안된다. 그리고 선발과 중간은 마음가짐부터 크게 차이가 난다. 선빌은 적성에 안맞는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프로입단 전인 강릉고와 한양대 시절에도 선발보다는 롱릴리프 보직을 주로 맡았다.

홍성민은 "첫승을 올리긴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다른 건 몰라도 체중이 조금 더 불었으면 싶다"고 덧붙였다. 홍성민의 현재 체중은 79~80kg 사이다. 그는 "아무리 먹어도 체중이 항상 그대로"라며 "몸무게가 조금 더 늘면 공을 더 잘 던질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조이뉴스24 부산=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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