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윤명준 "이승엽 선배 상대, 미칠 뻔했다"

[정명의기자] "미치는 줄 알았다니까요."

두산 베어스의 우완투수 윤명준이 '국민타자'와 상대한 소감을 전했다.

윤명준은 27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둔 잠실구장에서 지난 2차전 위기 상황을 떠올렸다. 25일 대구 2차전 당시 윤명준은 1-1로 맞서던 연장 10회말, 1사 3루에서 등판해 끝내기 패배 위기를 넘기며 두산의 5-1 승리에 디딤돌을 놓았다.

당시 상황은 이랬다. 1사 3루에서 핸킨스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윤명준은 최형우를 고의성 짙은 볼넷으로 내보낸 뒤 채태인은 아예 포수가 일어서 공을 받는 고의4구로 거르며 1사 만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윤명준은 이승엽을 2루수 땅볼로, 대타 우동균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불을 껐다.

위기 탈출의 백미는 이승엽과의 승부. 윤명준은 볼 카운트 1볼 1스트라이크에서 3구째 몸쪽으로 바짝 붙이는 빠른공을 던져 2루수 땅볼을 유도해냈다. 윤명준의 과감한 승부에 이승엽은 어정쩡한 스윙을 했고, 3루주자가 홈에서 횡사하며 찬스를 무산시켰다.

2차전을 떠올린 윤명준은 "이승엽 선배를 상대할 때 미치는 줄 알았다"며 "최형우, 채태인 선배는 어렵게 가라는 지시가 있었고, 이승엽 선배와는 아무 생각 없이 상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명준은 "거의 반 포기 상태였다는 뜻이다"라며 "전력 분석을 할 때 몸쪽으로 승부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다행히 마지막 공이 정확히 들어갔다"고 지금 생각해도 긴장되는지 한숨을 내쉬었다. 컨디션이 안 좋았던 이승엽이지만, 이제 프로 2년차 투수가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에서 상대하기에는 아무래도 버거웠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