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골을 넣는 선수가 집중 관심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세 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며 시즌 18호골로 득점 부문 단독 선두에 오른 제자 김신욱에 대해 매일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는 울산 현대 김호곤 감독의 얼굴에는 전혀 지루한 기색이 없었다.
울산은 30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4라운드 FC서울과의 경기에서 후반 4분 터진 김신욱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다.
김신욱은 이날 울산에 세 가지 선물을 했다. 팬들에게 자비로 유니폼 250벌을 선물하는 등 자신의 이름을 건 '김신욱 데이' 이벤트로 기쁨을 안겼다. 팀에는 단독 선두를 굳히는 승점 3점을 안겨다줬다. 울산은 승점 64점이 돼 2위 포항 스틸러스(59점)와 5점 차이를 유지했다.
마지막으로 김신욱은 김호곤 감독의 용단을 다시 한 번 돋보이게 했다. 김 감독은 중앙대에서 수비수로 뛰던 김신욱이 2009년 울산에 입단하자 196㎝의 장신을 활용하기 위해 공격수로 변신시킨 스승이다. 김신욱은 프로 데뷔 첫 해 7골을 넣더니 2010년부터 올해까지 계속 두 자릿수 골을 넣으며 스승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해보이고 있다.
김 감독은 "매 경기 성숙한 볼 키핑력을 보여주고 있다. 마음대로 동료를 활용하며 연결할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라고 김신욱의 플레이를 평했다.
사실 지난해까지 김신욱은 높이만 활용하는 선수로 인식됐다. 슈팅력이 있지만 전방에서 잘 움직이지 않다보니 장신의 높이만 부각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대표팀에 뽑혀서도 계륵으로 전락한 느낌이었다. 위급하면 김신욱의 머리만 보는 동료들을 원망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올해 김신욱은 달라졌다. 순발력, 유연성 강화 훈련을 하면서 다재다능함을 보여주는 공격수로 진화하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해와 달라진 것은 중앙으로 파고드는 훈련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아래로 내려왔다가 침투하면서 스피드를 안고 들어가는 것이다. 제공권도 있고 하니 앞으로 더 무서운 공격수가 되지 않겠느냐"라고 전망했다.
울산의 1위 수성에 대해서는 "막판 3경기가 중요하다. 사흘 간격으로 경기를 치른다. 체력 안배를 적절히 하고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김)신욱이의 역습 타이밍이 빨라져 최근에 좋은 결과를 내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패한 FC서울 최용수 감독은 "그동안 출전하지 못했던 선수들의 경기력을 확인했다. 그들의 덕을 본 것 같다"라며 패배에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은 중요한 경기들을 앞두고 있다. 다음달 2일 수원 삼성과 슈퍼매치, 9일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 원정 경기다.
서울이 경기 비중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 명확해졌다. 이날 울산전을 1.5군급 구성으로 치른 만큼 수원, 광저우전 승리에 올인이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놀라운 힘을 발휘해 줄 것으로 믿는다. 그동안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 했고 부담도 있었지만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제는 선택과 집중이 명확해졌다"라며 총력전으로 두 경기 모두 이기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조이뉴스24 울산=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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