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이)승엽이에 관한 이야기는 웬만하면 하지 맙시다."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은 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13 한국시리즈 7차전을 앞두고 덕아웃을 찾은 취재진에게 부탁을 했다.
전날 열린 6차전까지 한국시리즈 들어 23타수 3안타 타율 1할3푼으로 부진한 이승엽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류 감독은 "승엽이 본인도 얼마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신경 쓰이겠나"라며 "이럴 때는 오히려 무관심이 약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승엽은 7차전에서 타순이 다시 하나 아래로 밀렸다. 전날 6차전에서 지명타자 겸 5번타자로 나왔지만 이날은 6번 타순에 자리 잡았다. 두산 선발이 좌완 유희관인데다 부담을 덜어주려는 류 감독의 배려라 볼 수 있다.
이승엽은 이날 1회말 2사 1,2루에서 맞은 첫 타석에선 1루수 앞 땅볼에 그치며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1-2로 끌려가고 있던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선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안타는 5회말 나왔다.
이승엽은 5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서 귀중한 적시타를 쳤다. 두산이 선발 유희관에서 데릭 핸킨스로 마운드를 교체했는데, 바뀐 투수 핸킨스가 던진 4구째를 잡아당겨 1-2루간을 가르는 안타를 만들었다. 3루주자 박한이가 홈을 밟아 삼성은 2-2로 균형을 맞췄다.
앞선 3회말 2사 만루 기회에서 득점에 실패했던 삼성은 이번 5회말 기회마저 놓쳤다면 경기 중반 흐름을 두산에게 넘겨줄 수도 있었다. 중요한 고비에서 이승엽이 모처럼 한 건을 했다.
이승엽은 지난 10월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5차전 첫 타석 좌전 안타 이후 10타석 만에 다시 안타를 뽑아냈다. 대구구장을 찾은 팬들이 바라는 시원한 홈런이나 장타는 아니었지만 팀에는 귀중한 안타 하나였다. 다만 이승엽의 안타 후 계속 이어진 1사 만루에서 삼성은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역전 점수는 얻어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조이뉴스24 대구=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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