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의 헹가래' 다나카 "최고의 시즌이었다"

[한상숙기자] 정규시즌 개인 24승 무패 신기록에 이어 일본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쥔 일본 라쿠텐의 에이스 다나카 마사히로(25)가 "최고의 시즌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라쿠텐은 3일 클리넥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미우리와의 일본시리즈 7차전에서 3-0으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승3패로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이로써 라쿠텐은 2004년 이후 창단 9년 만에 처음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라쿠텐의 질주와 일본시리즈 정상 제패에 다나카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팀이 연패에 빠졌을 때도 다나카가 등판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승리를 거뒀다. 다나카는 올 시즌 24승 무패 평균자책점 1.27의 믿기 힘든 성적을 거두며 일본 리그를 평정했다.

일본시리즈에서도 맹활약했다. 일본시리즈 2차전에서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둔 다나카는 6차전서 9이닝 4실점으로 완투패를 당했다.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다나카는 160개의 공을 뿌리는 투혼을 발휘했다.

이어 다나카는 3승 3패로 맞선 가운데 맞은 운명의 7차전에서는 3-0으로 라쿠텐이 앞선 9회초 마무리로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올리고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다나카는 정규시즌 1위 확정 때,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라운드 승리 확정 때에 이어 일본시리즈 정상 정복을 달성하는 순간에도 마운드를 지켜 모두 세 번째 헹가래 투수가 됐다.

6차전 160구에 이어 이틀 동안 무려 175구를 던진 결과였다. 닛칸스포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나카는 경기 후 "6차전 투구는 한심했다. 언제든 등판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7차전을 준비했다. 전날 등판으로 피곤했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연투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또 7차전이 마지막이었기 때문에 끝이라는 기분으로 던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홈 구장에서 우승해 정말 기뻤다. 최고의 시즌이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호시노 센이치 라쿠텐 감독은 "이번 일본시리즈의 마지막은 다나카가 어울리는 것 같아서 그에게 맡겼다"고 이틀 연속 그를 등판시킨 이유를 설명했다.

다나카는 메이저리그 입성을 앞두고 있다. 구단의 동의 하에 포스팅시스템으로 이적할 수 있다.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지금은 말할 수 없다. 일단 쉬고 싶다"고 짧게 말했다. 이에 라쿠텐 다치바나 요조 사장은 "앞으로 논의할 일이다. 다나카는 구단에 꼭 필요한 선수다. 일단 의사를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라쿠텐은 오는 15일부터 대만에서 열리는 아시아시리즈에 일본 대표로 참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