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현대캐피탈 문성민은 지난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3-14시즌 팀의 첫 경기를 웜업존에서 지켜봤다. 그는 리베르만 아가메즈(콜롬비아)와 함께 올 시즌 팀의 공격을 책임져야 한다.
하지만 문성민은 지난 6월 대표로 출전했던 2013 월드리그에서 큰 부상을 당했다. 남자배구대표팀에 뽑혀 조별리그 일본과 두 번째 경기에 나선 그는 스파이크를 시도한 뒤 착지 과정에서 왼쪽 무릎 인대가 손상됐다.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부상 정도가 심해 보였지만 다행히 수술은 피했다.
오프시즌 내내 재활에 매달렸고 현재는 가벼운 러닝까지 가능한 상태다.
개막전 당시 문성민은 경기시작을 앞두고 동료들과 가볍게 몸을 풀었다. 그러나 아직 코트에 나서기에는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니다.
문성민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등번호를 15번으로 바꿨다. 경기대 재학시절 7번을 달았고 독일 분데스리가 프리드리히스하펜 시절 5번을 사용하던 때를 제외하고 그는 줄곧 4번 유니폼을 입었다. 팬들에게도 등번호 4를 단 문성민이 익숙하다.
등번호를 바꾸기로 결정한 건 바로 부상 때문이다. 문성민은 "4번을 달면서 너무 많이 다치는 것 같다. 그래서 변화를 주기 위해 번호를 바꿨다"고 했다. 지난 2006년 성인대표팀에 처음 합류했을 때 그는 막내였다. 대표팀에서 7번은 이미 선배 이선규(삼성화재)가 달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남는 번호를 선택했다.
등번호와 관련해 특별한 징크스도 없었고 크게 신경 쓸 일도 아니라서 그 때 단 등번호 4번을 줄곧 사용했다. 터키리그 할크방크에서 뛸 때도 마찬가지였고 2010-11시즌 국내 복귀 후 현대캐피탈에서도 그랬다. 올스타전에서나 잠깐 다른 번호를 달았을 뿐이다.
그러나 문성민은 현대캐피탈 입단 후 올 시즌까지 팀의 개막전에서 뛴 기억이 별로 없다. 입단 첫 해인 2010-11시즌에는 드래프트 규정 위반에 따른 징계조치로 1라운드를 건너 뛰어야 했다. 2011-12시즌에는 발목 부상에 따른 수술로 관중석에 앉아 경기를 지켜봤다. 지난 시즌 개막전에는 탈 없이 뛰었지만 한 시즌 만에 다시 부상으로 동료들의 개막전 플레이를 옆에서 지켜보게 됐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문)성민이의 복귀 시기를 앞당기진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김 감독은 "송준호와 박주형이 문성민이 빠진 그 자리를 맡아야 한다"며 "(문)성민이가 돌아올 때까지 잘 버텨주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복귀 시기는 최대한 뒤로 미룰 것"이라며 "재활을 완벽하게 마무리해 3라운드나 4라운드쯤에는 정상 컨디션으로 코트에서 뛰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성민에게도 올 시즌은 매우 중요하다. 많은 기대를 받으며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지만 그가 합류한 뒤 팀은 오히려 우승과 거리가 멀어졌다. 3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서 발목을 잡히며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올 시즌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는 문성민은 새 번호와 함께 새 마음으로 또 다른 비상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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