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타율 3할1리에 55타점, 10홈런, 10도루. 지난 2012시즌(타율 2할7푼2리 31타점 11도루)과 비교해 이번 시즌 SK 김강민의 성적은 분명 진화했다. 그러나 김강민은 "올 시즌은 '만족'이 아니라 '다행'이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커리어 하이 시즌을 노렸던 그였기에 아쉬움은 오히려 더 컸다.
김강민은 자신의 2013시즌을 '롤러코스터'라고 표현했다. 최종 성적은 목표를 넘었지만,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탓이다.
4월까지만 해도 타율이 1할을 넘지 못했다. 타격 부진으로 2군행을 통보받기도 했다. 서서히 컨디션을 회복한 김강민은 5월 타율을 2할3푼2리로 끌어올린 뒤 6월부터 줄곧 3할 이상을 기록했다. 중심을 잡은 방망이는 날개를 단 것처럼 가벼웠다. 그는 "마치 시즌을 두 달 늦게 시작한 느낌이다. 특히 7, 8, 9월의 컨디션은 믿기 힘들 정도로 좋았다"고 돌아봤다.
그럴수록 초반 부진이 더욱 눈에 밟혔다. 그는 "4, 5월에 기본만 했어도 커리어 하이 시즌을 달성했을 것이다. 지나고 보니 너무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강민은 지난 2010년 115경기 출장해 타율 3할1푼7리에 72타점 23도루를 기록한 것이 개인 최고 성적이었다.
무릎 부상 때문에 미국 스프링캠프를 소화하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당시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훈련이 덜 된 채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래서 타격감이 늦게 올라왔다."
그는 개막전 스타팅 라인업에서도 제외됐다. 그렇게 개인적으로도 어려운 시즌을 보냈는데 팀이 6위로 시즌을 마쳐 분위기가 더 가라앉았다. "4강 진입 시점에서 팀이 치고 나가지 못했다. 생각보다 일찍 탈락했다. 상실감이 크더라."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일궈내는데 큰 힘을보태왔던 김강민은 허탈감이 더욱 컸다.
SK는 일본 가고시마에서 마무리 훈련 중이다.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 김강민은 더 치열하게 훈련에 땀을 쏟고 있다. 무엇보다 뒤늦게 되찾은 타격감을 이어가는 게 가장 큰 과제다. 올 시즌 겪었던 고비도 약이 됐다. 그는 "시즌 후반의 타격감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 러닝과 타격, 수비 모두 감을 유지하는 게 목표다. 내년 스프링캠프에 베스트 상태로 합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 내년 목표도 정했다. 100경기 이상 출전하면서 타율 2할8푼, 50타점 이상에 두자릿수 도루를 기록하는 것이다. 김강민은 "이 정도는 해야 스스로 떳떳하다. 그리고 기본 목표를 잡아놔야 무리를 안 한다"고 전했다.
여기에 또 하나의 밑그림이 더해졌다. 김강민은 2014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는다. 동료였던 정근우가 이번에 FA 자격을 얻어 4년간 70억원의 거액을 받고 한화로 이적했다. 정근우와 함께 SK 왕조를 이끈 김강민의 기분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다시는 올해 같은 실수가 없도록 잘 대비할 것"이라며 주먹을 불끈 쥐는 것으로 내년 FA 시장의 핵이 되겠다는 다짐을 내비쳤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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