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최웅 "영화같은 전개, 예쁜 그림…인기 예감했다"(인터뷰)

[김양수기자] 배우 최웅(27)은 인기리에 종영한 KBS 수목드라마 '비밀'에서 주목받은 신예다. 극중 조민혁(지성 분)의 오른팔이자 비서인 최광수 역으로 분했다. 틈틈이 진지한 얼굴 뒤에 숨겨진 개그본능을 엿보여 시청자들을 웃음짓게 만들었다.

2012년 KBS '각시탈'에서 종로경찰서 순사 카카와로 연기 데뷔를 한 최웅은 이후 '무작정 패밀리' '나인: 아홉번의 시간여행' 등에 출연하며 꾸준히 연기 경력을 쌓았다. 그리고 '비밀'을 통해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드라마 종영 후 만난 최웅은 "'비밀'은 나를 돌이켜 보게 만든 작품"이라며 "아쉬웠던 점 개선할 점을 찾고 반성하게 하는 과정이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극중 민혁은 시도 때도 없이 "광수야~"를 불러댔다. 민혁의 오른팔이자 믿고 마음을 털어놓을 유일한 친구이기도 했던 광수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극 후반부에는 유정(황정음 분)의 친구 해리(안지현 분)와 연인관계로 발전한 모습도 그려져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광수는 인간적인 비서다. 사회경험이 적고 무술을 많이 해서 딱딱하긴 하지만 뒤로 갈수록 민혁의 인간적인 모습에 감동하고, 교도소 식구들에게 모성애를 느끼면서 점차 변화한 것 같다"고 전했다.

"러브라인에 대해 이런저런 말이 많은데요. '머리 푸는 게 더 예쁠 것 가틉니다'라고 말한 것 때문에 광수가 자영 누나(정수영 분)를 좋아했다고 착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요. 그런데 결론적으론 해리와 러브라인을 형성했으니. 아무래도 인간관계에 미숙하고 표현에 서툰 광수를 해리가 잘 리드해준 덕분이 아닐까 싶어요."

최광수는 K그룹의 변호사인 최강민(이승준 분)의 동생이기도 했다. 하지만 극중 두 형제의 혈연관계를 추측케 하는 장면은 전혀 없었다. 최웅 스스로도 "연기를 하며 광민에게 말을 건 적이 없다"며 "드라마 인물관계도를 보지 않은 시청자라면 전혀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라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드라마에서 가장 많이 호흡을 맞춘 선배배우 지성에 대해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는 "지성 형이 항상 격려해 주시고 먼저 다가와서 경험에서 우러나온 따뜻한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라며 "대본 상에 없는 연기를 할 때는 '이렇게 하면 어떨까?'하고 의견을 물으시고 '너도 하고싶은 것 있으면 먼저 얘기해라. 형은 다 오케이다'라고 대인배같은 모습을 보여주셨다"고 넌즈시 고마움을 드러냈다.

'비밀'의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했다. 첫방송에서 동시간대 3위를 기록했던 '비밀'의 시청률 마법은 서서히 시동이 걸렸다. 촘촘한 이야기 라인, 배우들의 열연, 여기에 다음 회를 궁금하게 만드는 미스테리한 비밀들이 시청자들의 눈을 끌어들였다. 결국 '비밀'은 강적으로 예상됐던 MBC '메디컬 탑팀'과 SBS '상속자들'을 거뜬히 제치고 동시간대 1위로 화려하게 종영했다.

최웅은 "드라마에 캐스팅된 8월, '비밀'에는 처음 느끼는 아우라가 있었다. 왠지 내 삶이 바뀔 것만 같은 희한한 기분도 들었다"라며 "고사 지낼 때도 왠지 혼자 붕 떠있는 묘한 기류를 느꼈다. 영화같은 빠른 전개에 그림도 좋아서 드라마의 인기를 예감했다"고 밝혔다.

"어린시절 부모님께선 안정된 공무원을 바라셨지만 저는 연기자를 꿈꿨죠. 아버지의 반대에 부딛혀 연극영화과 진학을 포기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저는 '모두가 YES라고 할 때 혼자 NO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연기의 꿈을 향해 앞으로도 달려갈 예정이에요."

한편, 드라마를 마친 그는 핀란드 헬싱키와 인도네시아, 중국 상하이 등에서 광고 촬영을 진행한다. 그리고 차근히 차기작에 대한 고민을 할 예정이다.

그는 "차기작에서는 부드럽고 유순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