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는 올시즌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됐다. 그는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도 한 경기도 빠지지 않고 그라운드에 나왔다. 가끔 1루수 미트를 끼지 않고 지명타자로 나온 적이 있었지만 4번타자로 전경기 출전을 달성했다.
박병호는 아쉬웠던 '가을 야구'를 뒤로 하고 다시 2014시즌 준비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가족과 함게 뉴칼레도니아로 여행을 다녀와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쌓인 피로를 풀었다. 지난 11월 25일 귀국한 뒤 다음날 곧바로 목동구장을 찾아 자율 훈련을 시작했다.
박병호는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가 끝난 뒤 자율훈련을 하던 도중 여행을 떠났다. 그는 "여행 일정을 원래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로 잡았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리 잡아 놓은 일정이라 취소나 날짜를 옮길 수 없었다"며 "정말 잘 쉬다 왔다. 한국과 시차 두 시간 정도 밖에 나지 않아 현재 운동을 하는데 큰 문제는 없다"고 했다.
박병호는 전경기 출전 그리고 2시즌 연속 홈런왕 타이틀과 함께 리그 최우수선수(MVP)도 2연패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팀이 4강에 들지 못해 아쉬웠는데 올해는 4강에 진출했다"며 "그래서 더 의미가 있고 기분좋게 상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을 야구'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히 마음 한 구석에 남아있다. 넥센은 두산을 상대로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을 승리를 거두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코 앞에 뒀다. 하지만 내리 3경기를 패해 결국 탈락했다. 박병호는 "준플레오프도 그렇지만 정규시즌을 3위로 끝냈다. 그래서 최종전인 한화 이글스전이 아쉽지만 나도 그렇고 우리 팀 동료들이 1승에 대한 소중함을 깨달아야 한다고 본다"며 "개인 성적은 괜찮았다. 내년 시즌을 준비하면서 이런 부분을 더 생각하려 한다"고 말했다.
박병호가 유독 신경을 쓰는 기록은 전경기 출전이다. 그는 올시즌에도 홈런과 타점 갯수보다는 전경기 출전에 더 큰 의미를 뒀다. 내년 시즌 주된 목표는 그래서 여전히 같다. 그러나 2014시즌 한 가지 더 욕심을 낼 수 법한 기록이 있다. 바로 40홈런 고지다.
박병호는 올시즌 37홈런을 쳤다. 지난해와 견줘 6개 더 늘었다.박병호는 "정규시즌 막판 3개를 몰아쳐 37홈런이 됐다. 그렇긴 때문에 40홈런을 달성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아쉬운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40홈런의 갖고 있는 의미는 잘 알고 있다.
그는 "이대호 이후 40홈런을 기록한 타자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그래서 40개를 꼭 치겠다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그 숫자는 충분히 도전해볼 만 하다. 그런 꿈을 갖는다는 게 소중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박병호가 이런 마음을 먹게 된 데는 한 팬의 사연을 들어서다.
넥센 팬인 한 회사원은 퇴근길에 DMB 방송을 통해 야구중계를 보고 있었다. 그날 박병호는 시원하게 방망이를 돌렸고 타구는 담장을 넘어갔다. 회사원은 박병호의 홈런 덕분에 '하루의 피로를 풀었고 기분이 좋다'는 사연을 게시판에 올렸다. 박병호는 "그 이야기를 듣고 느낀 점이 많았다"며 "팬들이 내가 친 홈런으로도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박병호는 지난해와 올해, 두 시즌을 치르며 소속팀 넥센 뿐 아니라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가 됐다. 하지만 현재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보완 보다는 더 발전하고 싶다"고 했다. 박병호는 "하나라도 더 기록이 올라갔으면 한다. 예를 들어 올해에 타율 3할1푼8리를 기록했으면 내년에는 3할1푼9리를 치는 것"이라며 "그렇지만 너무 약점을 보완하려고 하진 않겠다. 장점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재충전을 끝내고 다시 팀에 돌아온 4번타자 박병호. 그가 있기에 넥센의 내년시즌도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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