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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박성률, 백업 멤버서 '연승' 도우미로


신영철 감독표 '토털배구' 한 축 맡아…"성실함 돋보여"

[류한준기자] 한국전력이 2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오는 14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리는 러시앤캐시와 원정경기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2011-12시즌 이후 오랜만에 3연승을 거두게 된다.

한국전력이 2승을 거두는 동안 눈에 띄는 부분은 외국인선수 밀로스 쿨라피치(몬테네그로) 없이 국내선수들로만 경기를 치러 모두 승리를 챙겼다는 점이다. 밀로스는 지난 11월 30일 안방인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LIG 손해보험전에서 2세트 경기 도중 블로킹을 시도한 뒤 착지하는 과정에서 왼쪽 발목을 접질렀다. 그는 이후 두 경기를 결장했다. 관중석에서 부인 산야와 함께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밀로스가 빠진 한국전력은 지난 3일과 7일 각각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을 상대했다. 이 두 경기에서 한국전력은 2승을 모두 챙겼고 승점 5점을 더했다. 외국인선수가 빠진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선수들이 경기를 잘 치른 결과다. 연승의 주역은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자인 전광인이었다.

그러나 전광인 외에도 밀로스가 빠진 자리를 교대로 메운 서재덕과 박성률도 도우미 노릇을 충실히 했다. 세 선수는 공격에서 삼각편대를 이뤘고 팀은 그 효과를 톡톡이 봤다. 한국전력 신영철 감독은 "서재덕을 라이트로 고정시키지 않고 박성률과 교대로 그 자리를 맡게 한 게 잘 맞아 떨어졌다"고 했다.

서재덕은 2011-12시즌을 앞두고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한국전력에 뽑혔다. 올 시즌 전광인 만큼은 아니었지만 대학 시절부터 왼손잡이 라이트 공격수로 이름을 알렸고 기대도 컸다. 하지만 박성률은 상대적으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한 선수였다.

박성률은 2009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로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었지만 그 해 드래프트에서 스포트라이트는 강영준(현 러시앤캐시)을 비롯해 우리캐피탈(현 우리카드)이 1~4순위까지 뽑은 선수들에게 쏟아졌다. 우리캐피탈은 당시 신생팀 지원 방침에 따라 2008년에 이어 2시즌 연속으로 우선 지명권을 행사했다.

박성률은 V리그에 데뷔했지만 주전으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현대캐피탈에서 이적한 임시형이 버티고 있었고 2년차이던 2010-11시즌에는 당시 신인 중 최대어로 꼽힌 박준범이 1순위 지명을 받아 팀에 합류했다. 라이트로 뛰던 이기범도 레프트로 자리를 옮기는 바람에 박성률의 역할은 점점 줄었다.

박성률은 코트보다 웜업존이 더 익숙해졌지만 묵묵히 땀을 흘리며 기량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올 시즌 마침내 기회가 왔다. 한정된 역할이었지만 박성률은 전광인, 서재덕과 함께 팀 공격에 힘을 보탰다. 밀로스가 나오지 못하는 동안 박성률은 알토란같은 득점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신 감독은 "(전)광인이나 (서)재덕이 외에도 박성률이 제몫을 해 준 덕분에 앞선 두 경기에서 좋은 승부를 했다"고 했다. 한국전력은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전에서 특정 선수에게 공격이 몰리지 않았다. 리베로와 세터를 제외하고 선발 전원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는 등 고른 득점분포를 보였다. 신영철 감독표 '토털배구'였다.

이에 대해 신 감독은 "그렇진 않다"며 "뛸 수 있는 선수들을 다 활용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박성률은 이제 다시 선발 라인업에서 빠져야 한다. 밀로스가 러시앤캐시전에서 복귀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박)성률이는 점프력과 탄력은 타고났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있다. 신 감독은 "테크닉이 조금 부족한 편"이라며 "연습 때 구사하는 서브는 정말 좋다. 하지만 실전에서 그게 잘 안나온다"고 지적했다. 또한 세트마다 기복이 심한 부분도 단점 중 하나다. 193cm의 신장도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장신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단신도 아니다. 레프트로 어중간한 키다.

박성률은 자신이 맡은 역할을 잘 알고 있다. 신 감독은 "성률이는 누구보다 성실한 자세가 눈에 띈다"며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다. 제 몫도 하고 있다. 이런 선수를 코트에 안내보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 아니겠나"라고 더 많은 기회를 줄 것임을 시사했다. 박성률의 출전 시간이 앞으로도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전망이다. 전광인, 서재덕의 휴식시간을 보조해야 하고 경기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조커'로 쓰임새가 크기 때문이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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