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러시앤캐시가 한국전력의 발목을 잡았다. 러시앤캐시는 14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3-14시즌 NH농협 V리그 한국전력과 홈경기에서 3-0으로 승리를 거뒀다. 3연승을 노리던 한국전력은 이날 패배를 당하며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러시앤캐시에서는 외국인선수 아르페드 바로티(헝가리)와 송명근이 제 몫을 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경기 후 러시앤캐시 김세진 감독은 수훈선수를 따로 꼽았다. 김 감독은 "코트에서 뛰거나 웜업존에서 경기를 지켜본 모든 선수들이 잘해줬지만 특히 송희채가 수훈갑"이라고 말했다.
송희채는 이날 9점을 기록했다. 20점을 올린 바로티와 16점으로 그 뒤를 받친 송명근과 견줘 득점은 적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서브 리시브와 함께 수비에서 (송)희채가 큰 힘이 됐다"고 높이 평가했다. 송희채는 서브 리시브를 20개 시도해 11개를 정확하게 보냈다. 성공률은 55%이다. 그는 리시브 성공률 68.42%를 기록한 리베로 정성현과 함께 안정된 리시브 라인을 꾸려 팀 승리를 뒷받침했다.
송희채는 한국전력전이 끝난 뒤 "그래도 아직 공격욕심이 앞서서 감독님에게 자주 혼난다"고 웃었다. 그가 팀에서 맡은 역할은 정해져 있다. 공격보다는 수비다. 공격형 레프트 자리에는 대학동기이자 입단 동기인 송명근이 뛰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송희채는 리시브 뿐만 아니라 수비와 디그 등 궂은 일을 우선 해야 한다. 송희채의 그런 모습이 낯설지가 않다. 바로 석진욱 수석코치의 현역 선수 시절 플레이가 딱 그랬다.
송희채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배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석 수석코치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한 팀에서 코치와 선수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송희채는 "어린 시절부터 석 코치님이 롤 모델이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등번호도 14로 정한 이유가 있다. 석 수석코치가 현역시절 삼성화재와 국가대표팀에서 줄곧 사용하던 바로 그 번호다.
송희채는 석 수석코치와 한 팀에 있기 때문에 훈련시간도 그렇게 힘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 석 수석코치가 한 마디를 건넬 때마다 귀를 쫑긋 세우고 듣는다. 그는 "레프트로 뛰고 있는 선수들 대부분이 석 코치를 닮고 싶어 한다"며 "나 뿐만 아니라 선수들에게 리시브와 수비에 대해 강조하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얘기했다.
또한 송희채는 이날 뽑은 9점 중 2점을 블로킹으로 올렸다. 그는 1세트 후반 22-15로 팀이 앞서있던 상황에서 한국전력 밀로스 쿨라피치(몬테네그로)와 후인정이 시도한 오픈공격과 속공을 연달아 막아냈다. 세트 승부는 어느 정도 기울었지만 송희채의 연속 블로킹은 상대 기를 완전히 꺾어놓았다.
그는 "상대 세터 움직임을 봤기 때문에 어느 코스로 공이 올 거라 예상하고 점프를 했는데 딱 맞아 걸렸다"며 "운이 좋았지만 블로킹에 성공해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다시 한 번 환하게 웃었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송희채지만 부상 때문에 걱정을 하고 있다. 허리가 좋지 않아 시즌 개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재활치료를 함께 했다. 시즌이 시작된 뒤에도 지난 1라운드에서는 허리 통증으로 고생했다.
송희채는 "현재는 많이 나아진 상태"라며 "정상 때와 견줘 80~90% 수준이다. 다른 건 몰라도 이제는 더이상 안 아팠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조이뉴스24 안산=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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