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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사이공' 킴은 잊어라, 김보경표 글린다 나가신다(인터뷰)


'위키드' 글린다로 사랑스러운 매력 발산

[김양수기자] 뮤지컬 배우 김보경(32)은 '미스사이공'의 킴으로 유명하다. 아니, 유명한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미스사이공'의 킴과 김보경은 때로 동일시되곤 한다. 2007년과 2010년, 2011년, 2012년 '미스사이공' 무대에 연이어 오른 덕분이다.

그런 김보경이 누구도 예측못한 사랑스러움을 무한 발산 중이다. 바로 뮤지컬 '위키드'를 통해서다. 김보경은 극중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아름다운 금발마녀 글린다 역을 맡았다. '위키드'의 협력 연출가 리사 리구일로는 김보경을 "약간 부끄러워 하지만 유머러스하고 재미있는 면에 강한, 사랑스러운 글린다"라고 평가했다.

"'미스사이공'의 킴은 저에게 큰 숙제였어요. 내 안에 숨겨진 '글린다스러움'을 과연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주실지, 글린다의 모습을 어떻게 끌어낼 지 걱정이 적지 않았죠."

김보경은 평소 모습을 무대 위에 그대로 옮겨 놓았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작고 귀여운 김보경이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파퓰러(Popular)'를 부를 때는 김보경 자체가 글린다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수많은 관객들은 '어떻게 이런 모습을 숨기고 살았느냐'며 되물었다.

"킴을 할 때는 일상생활이 우울했어요. 스스로 깊은 굴에 빠져드는 기분이었죠. 반면 글린다는 느낀 그대로를 표현하고 밝은 캐릭터라 연기 자체가 행복해요. 덕분에 공연하러 오는 길이 즐겁고 재밌어요."

김보경의 트레이드 마크는 맑고 청아한, 아이같은 목소리다. 2003년 뮤지컬 '인어공주'로 데뷔한지 어느새 10년이 흘렀지만 목소리는 여전하다. 김보경의 보이스는 유독 호불호가 갈린다. 순수한 목소리가 아담한 김보경의 외모와 잘 어울린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앳된 목소리가 앵앵거린다, 뮤지컬 배우로서의 한계가 느껴진다는 비판도 적지않았다. 하지만 그는 뛰어난 연기력과 표현력으로 보이스 컬러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솔직히 고민이 많았어요. 하지만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순 없다고 생각해요. 제 보이스가 오히려 더 큰 장점이 됐다고 봐요. 무엇보다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목소리니까 지금은 제 목소리를 사랑하고 많이 아낀답니다."

김보경은 라이선스 작품 경험이 많다. '노틀담의 곱추' '맘마미아' '캣츠' '미스사이공' '황태자 루돌프' '레베카' 등 다양한 외국계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났다. 덕분에 '위키드' 합류가 어렵잖을 것으로 여기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위키드'는 달랐다. 전 세계에서 '위키드' 10주년 공연이 동시에 막을 올리는 만큼 크리에이티브 팀은 7주간의 연습기간동안 배우들이 더 많은 것을 습득하고 발전하기를 요구했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연습은 밤 10시가 돼야 끝이났다. 운전대 앞에 포스트잍을 붙이며 대사를 외웠고, 연습 중에도 악보를 놓지 못했다.

김보경은 "'위키드'는 마냥 웃고 행복할 줄로만 알았는데, 설마 그럴 줄 몰랐다"라며 "7주동안 '위키드' 고시생처럼 지냈다"고 웃음지었다.

"앞으로도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초반에는 부족했지만 점점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거라는 확신이 들어요. 앞으로도 남은 공연을 통해 웃음과 감동, 위로를 전할게요. 끝까지 응원해주세요."

마지막으로 그는 2014년을 맞아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앞으로도 저의 꿈은 배우로 남는거에요. 언제든 나이와 역할만 맞는 곳이라면 달려가야죠. 그간 비련의 여주인공만 했다면 '위키드'는 제 연기인생의 전환점이죠. 하지만 연기자로서의 삶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에요."

한편, 뮤지컬 '위키드'는 현재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중이다.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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