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최정의 2013년은 '아쉬움'이다. 개인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타율 3할1푼6리 28홈런 83타점은 모두 팀 내 최고 기록이었다. 그러나 최정은 만족할 수 없었다. 그는 "(초반 페이스가 좋아서) 타이틀 하나는 얻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더라"라고 돌아봤다.
6월까지 월평균 3할대 타율을 유지했으나 7월 들어 2할6푼5리로 떨어졌다. 9월 다시 3할2푼9리로 끌어올렸지만 이미 시즌 막바지로 향하고 있었다. 팀 성적까지 바닥을 치면서 최정의 아쉬움은 더욱 커졌다.
일찍 시작된 일본에서의 마무리 훈련은 낯설었다. 7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초대받지 못한 설움을 느꼈다. "솔직히 4강은 쉬운 느낌이었다. 우리는 항상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뛰었던 팀이니까. 뒤에서 보니 시즌이 참 길더라. TV로 한국시리즈를 보면서 '우리가 일본에서 뭐하나' 싶더라. 지금쯤 삼성이 우승 파티하고 있을 생각을 하니 비참했다." 더는 포스트시즌이 당연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뼈아프게 깨달았다.
최정의 눈은 일찌감치 2014시즌을 향했다. 그는 "작년에 체력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힘이 떨어지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후반 들어 순발력도 떨어지고, 맞아도 파울이 되더라. 결과가 안 나오니 답답했다"고 털어놨다.
폐활량을 늘리는 러닝 훈련 위주로 스케줄을 짰다. 또 비효율적인 체력 소모를 줄이고 경기장에서 모든 것을 쏟아붓는 쪽을 택했다. 최정은 "이제 베테랑 선배들의 말이 이해가 간다"면서 웃었다.
희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14 시즌부터는 외국인 타자가 가세해 타격 부문 경쟁이 더 치열해진다. 박병호(넥센), 최형우(삼성)뿐 아니라 9명의 외국인 타자까지 넘어야 한다. 이에 최정은 "기대된다. 그들에게 배우고 싶다. 그들과 시너지 효과를 내서 타선을 이끌어야 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거창한 목표는 없다. 그는 "큰 욕심은 없다. 나는 꾸준한 게 좋다. 일단 3할에 20홈런, 80타점을 잡아놓고 조금씩 올려가는 게 좋다. 목표를 잡고 무언가를 위해 노력하면 항상 실패했다. 올 시즌은 목표가 없다. 마음속에도 정해놓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2005년 프로 데뷔 후 성장을 멈추지 않았던 최정이 조용히 새로운 진화를 준비하고 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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