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는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팀 스프링캠프에서 다시 방망이를 잡았다. 그는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사직구장에서 10월 4일 열린 SK 와이번스전 이후 석 달 넘게 배트를 손에서 놨다.
이유는 있었다. 전준우는 12월 오른쪽 발목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앞서 어깨도 간단한 수술을 받았다. 지난 시즌 그는 128경기에 출전했다. 손아섭과 함께 단 한 경기도 거르지 않고 전경기를 뛰었다.
그러나 전준우는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크고 작은 부상을 달고 다녔다. 시즌 초반에는 손목이 좋지 않았다. 여기에 오른 발목 상태까지 나빴다. 발목에 뼛조각이 돌아다니며 통증이 발생했고 이는 곧 타격에 영향을 줬다.
전준우는 2013시즌 타율 2할7푼5리 7홈런 66타점 19도루를 기록했다. 한때 3할대에 근접하기도 했지만 결국 그 고지를 오르지 못했다. 아쉬운 마음 속에 시즌을 마감했다. 2012시즌 기록한 2할5푼3리와 견줘 타율을 끌어올리긴 했지만 2010, 2011년 보여준 매서운 타격 모습과 견줘 성에 차지 않는다.
전준우는 오프시즌 동안 수술 후 재활에 매달렸다. 물론 웨이트 트레이닝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했다. 자율훈련 기간 동안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캐치볼과 수비 훈련은 했다. 지난 6일 구단 시무식에 이어 실시된 체력테스트에서 전준우는 당초 제외됐다. 발목 수술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김시진 감독은 전준우에게 "빠져도 괜찮다"고 했다.
그러나 전준우는 자청해서 동료들과 함께 체력테스트를 받았다. 발목 상태가 괜찮아졌고 무엇보다 통증이 사라졌다. 전준우도 이날 "몸 상태는 괜찮다"며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라며 웃었다.
전준우는 페이스를 급하게 끌어올리진 않기로 했다. 캠프 초반부터 무리를 했다가 정작 시즌이 시작되고 힘을 쓰지 못한다면 '말짱 도루묵'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올 시즌 목표를 따로 얘기하진 않았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잊어버린 것 하나는 꼭 되찾고 싶어한다. 바로 장타력이다.
전준우는 프로 3년차 시즌이던 2010년 19홈런을 쏘아 올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당시 롯데 타선은 이대호(소프트뱅크) 홍성흔(두산 베어스) 카림 가르시아 등이 버티고 있던 대포 군단이었다. 거포들과 함께 뛰며 시너지 효과를 얻은 부분도 있지만 전준우도 한 방을 충분히 쳐낼 수 있는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2011년에는 11홈런에 그쳤지만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고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타율 3할(3할1리)을 넘어섰다. 그래서 더 기대가 컸다. 하지만 이후 2년 동안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전준우는 20-20 클럽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후보로 매번 꼽힌다. 도루 실력은 이미 증명됐다. 19홈런을 쳤던 2010시즌 전준우는 16도루를 기록했고 이후 매년 두 자릿수 도루를 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홈런 개수만 더해진다면 20-20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도루도 그렇지만 전준우의 장타력이 살아난다면 롯데 입장에서는 천군만마를 얻는 것과 마찬가지다.
또한 올 가을에는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린다.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선발 여부가 걸려있는 시즌이며 좋은 성적을 내야 대표팀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전준우는 시즌을 마치면 입대를 해야 한다. 금메달을 딸 경우 병역혜택이 있는 아시아경기대회가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전준우는 지난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대표선수로 참가한 경력이 있다. 그러나 결코 장담할 수 없다. 같은 포지션에서 뛰고 있는 대표선수 선발 후보군들의 실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중요한 시즌이 기다리고 있어 전준우에게 이번 스프링캠프는 그래서 더 의미가 크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