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천m는 '오렌지 군단' 천하로 막을 내렸다.
이번 소치 올림픽이 열리기 전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부문에서는 최강 네덜란드의 3인방이 유력한 메달 후보로 지목 받았다. 가장 유력했던 금메달 후보는 역시나 최강자, 세계 랭킹 1위 스벤 크라머였다.
크라머는 지난 2010 밴쿠버 올림픽 5천m 금메달 주인공이었다. 당시 크라머는 6초14초60의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올 시즌 최고 기록 역시 크라머가 기록한 6분04초46이었고, 세계 기록도 크라머가 갖고 있는 6분03초32의 기록이다. 크라머는 그야말로 이 종목의 최강이다.
크라머와 함께 세계 랭킹 2위 요리트 베르그스마와 네덜란드 스피드스케이팅의 '신예'라 불리는 얀 블록후이센이 나란히 금메달을 다툴 후보로 주목 받았다. 네덜란드 대표팀으로 선발된 것 자체가 메달권 후보라고 평가할 정도로 빙속 장거리에서 '오렌지 군단'의 위력은 막강했다.
오렌지 군단의 천하를 막아낼 가능성이 있는 메달 후보로 가장 기대 받은 이는 역시나 한국의 이승훈이었다. 지난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6분16초95를 기록하며 크라머에 이어 은메달을 거머쥐었던 그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장거리 메달 획득의 주인공이 된 이승훈은 1만m에서는 아예 금메달을 따내며 유럽, 특히 네덜란드 선수들을 위협하는 존재로 떠올랐다.
2014 소치에서도 이승훈은 네덜란드의 독주를 막아낼 강력한 견제 세력으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이승훈이 오렌지 군단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네덜란드 3인방은 강해도 너무 강했고, 이승훈은 제 페이스를 보여주지 못했다.
1인자 크라머는 6분10초76로 골인, 2010 밴쿠버에서 자신이 세웠던 올림픽 신기록을 새로 갈아치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한 것이다.
크라머에 이어 얀 블록후이센이 6분15초71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요리트 베르그스마가 6분16초66의 기록으로 동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5천m 금, 은, 동 모두 네덜란드 선수들이 차지하며 네덜란드 천하를 알렸다.
메달권 진입을 노렸던 이승훈은 6분25초61의 기록으로 전체 12위에 머물렀다. 올 시즌 월드컵 1차 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개인 최고 기록인 6분07초04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기록이었다. 그래도 메달권에서 완전히 벗어나 10위권 밖으로 밀릴 것이라는 예상은 하지 못했는데 기대에 못미치는 기록을 내고 말았다. 오렌지 군단의 기세에 완전히 밀린 셈이다.
하지만 이승훈은 아직 실망할 필요가 없다. 오렌지 군단의 독주를 막아낼 기회가 다시 있기 때문이다. 다음 무대는 오는 18일에 열리는 1만m다. 이승훈은 5천m의 아쉬움을 1만m에서 모두 떨쳐버리면 된다. 이승훈은 지난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1만m 금메달을 목에 건 '챔피언'이기 때문이다. 5천m의 아쉬움을 빨리 털어버리고 1만m 레이스에 집중해야 하는 이승훈이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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