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오렌지 광풍'이 빙판을 휩쓸고 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네덜란드가 장거리 남자 5천m의 금, 은, 동을 싹쓸이하더니 단거리 남자 500m마저 메달을 독식했다.
네덜란드의 미첼 뮬더는 11일 새벽(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 스케이팅센터에서 열린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1·2차 합계 69초312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얀 스미켄스가 69초324로 은메달, 로날드 뮬더가 69초46으로 동메달까지 휩쓸었다.
전통적인 장거리 빙속 강호 네덜란드가 단거리까지 금메달을 손에 넣은 것은 동계올림픽 역사상 처음이다. 1980년 레이크플래시드 대회에서 리우에 드 보어으ㅢ 동메달, 1988년 캘거리 대회 얀 이케마의 은메달이 이전까지 최고 성적이었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 한 나라가 한 종목 메달을 모두 가져가는 경우는 상당히 드문 편이다. 1924년 샤모니 대회부터 소치까지 단 4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귀한 기록이다. 이 중 네덜란드가 세 차례나 기록을 휩쓸었다.
그동안 남자 단거리는 상대적으로 신장이 작고 힘이 떨어지지만 폭발적인 스피드와 근력으로 승부를 던지는 아시아권과 힘을 앞세운 북미 선수들이 강한 종목으로 인식됐다. 특히 일본이 남자 단거리를 선도했다.
지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모태범이 금메달을 차지한 이후 단거리 강자의 흐름은 한국으로 조금씩 넘어왔다. 전략적으로 육성한 결실을 맺은 것이다.
하지만, 빙속 강국 네덜란드는 이번 소치 대회에서 보란 듯이 금메달을 휩쓸고 있다. 스피드스케이이팅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는 이유는 환경적 요인이다. 네덜란드는 겨울에는 수로가 얼어붙어 자연스럽게 생활체육으로서의 스피드스케이팅이 발달해 있다. 일반인들을 상대로 장거리 대회를 자주 여는 등 열기도 대단하다.
축구 다음으로 인기있는 종목이 스피드스케이팅일 정도로 네덜린드의 국민적 관심도 대단하다. 또, 기본 체격이 좋아 스케이팅 선수로서의 조건도 유리하다.
전통적인 강세를 보여온 장거리에서 최근 단거리 쪽으로도 시선을 돌리면서 기술적인 향상까지 눈에 띈다. 미첼 뮬더나 얀 스미켄스의 주법을 보면 시작부터 최대한 동작을 크게 가져가며 스피드 향상에 주력해 후반부 레이스까지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것이 돋보인다.
미국의 ESPN은 "네덜란드의 열광적인 스피드스케이팅 사랑이 메달을 싹쓸이 하는 힘으로 작용했다. 기술적인 향상까지 더해져 단거리까지 휩쓸게 된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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