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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이상화 金, '여제'의 질주는 진정 아름다웠다


이상화 500m에서 금, 대망의 올림픽 2연패 달성

[최용재기자]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역사에서 이렇게 크고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선수가 있었던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 현 세계랭킹 1위. 그리고 지난해 월드컵 7회 연속 우승과 함께 네 번의 세계신기록 작성까지. 어떤 분야, 종목에서도 이렇게 엄청난 파워를 발휘하고 성과를 낸 선수는 등장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런 선수가 대한민국에 있다. 그것도 수 년 전만 해도 스피드스케이팅 불모지로 평가 받았던 한국에서 이처럼 위대한 선수가 등장했다. 그는, 다름 아닌 이상화다. 자랑스러운 한국의 딸 이상화다.

어떤 종목에서나 최고의 위상을 떨치는 이들에게 붙여지는 이름이 있다. 남자는 '황제'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등이 황제라는 칭호를 받았다. 여자는 '여제'다. 이상화의 이름 앞에는 이 '여제'라는 칭호가 붙어 있다. 이상화는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이기에 여제라는 수식어가 낯설지 않다.

'빙속 여제' 이상화가 다시 한 번 여제다운 위용을 떨쳤다. 11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러 아레나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이상화는 1차, 2차 레이스 합계 74.70의 기록으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2연패를 기록한 역사적인 장면이었다. 또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은 현재 '이상화의 시대'라는 것을 만천하에 다시 한 번 공표한 것이다. 이상화는 최선을 다해 질주했고, 다른 선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파워를 보여줬다. 빙판을 가르며 질주하는 이상화,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의 결실이 더욱 큰 의미를 지니고 있는 이유가 있다. 부담감과 압박감을 떨쳐내고 이룩한 소중한 결실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0 밴쿠버 올림픽 당시 이상화는 깜짝 스타였다. 세계 무대에서 무명에 가까웠던 선수가 깜짝 금메달을 따내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이상화는 밴쿠버에서는 주위의 기대감이 덜했기에 편안하게, 부담 없이 올림픽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소치는 달랐다. 밴쿠버 올림픽 이후 이상화는 전 세계 스포츠팬들의 관심, 전 세계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다. 그만큼 이상화는 엄청난 부담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경기 전 모든 외신들이 이상화를 향해 '압도적인 우승 후보'라고 평가할 정도였다. 4년 전과는 다른 위치에서 오는 압박감이 이상화를 짓누를 수밖에 없었다. 이런 외적인 변수로 흔들리는 선수는 많다.

그런데 여제는 역시나 여제였다. 부담감, 압박, 스트레스 등으로 흔들릴 선수가 아니었다. 이상화는 부담감, 책임감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진정한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됐다. 부담 없이 즐기겠다는 이상화의 말대로 이상화는 평소대로 레이스를 즐기며 마음껏 빙판을 갈랐고, 평소대로 최상의 결실을 얻어냈다.

여제는 어떤 무대, 어떤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인함을 보여줬다. 어떤 변수도 여제의 질주를 막을 수 없었다. 차원이 달랐기에 여제의 질주는 진정 아름다웠다. 이런 여제의 아름다운 질주는 존경의 박수를 마음껏 받을 가치가 있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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