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나는 도전자다①…'진정한 평가를 원한다'

[최용재기자]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스스로 자신을 '도전자'라고 했다.

서울의 정식 감독으로 부임한 첫 해였던 2012년, 최용수 감독은 팀을 K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2년차인 2013년 구단 최초로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하며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이라는 결실을 일궈냈다.

서울 감독 최용수에게 별다른 시련은 없었다. 거침없이 앞만 보고 질주했다. 최용수 감독은 항상 정상의 자리에 있었다. 수많은 도전자들에게 도전을 받는 위치에 있었다.

그런데 2014년, 상황이 달라졌다. 최용수 감독은 스스로 도전 받는 이가 아닌 도전자의 입장이라고 했다. 정상의 자리가 아니라 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위치에 섰기 때문이다. 최용수 감독과 서울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

지난 시즌까지 서울의 핵심 선수였던 데얀, 하대성, 몰리나, 아디가 이제 없다. 이들 4명의 핵심 선수가 이탈한 것은 서울의 전력 80% 이상이 빠진 것과 다름없다. 그만큼 큰 영향력을 행사하던 선수들이었고, 이제 그들은 없다. 최용수 감독이 도전자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도전자 최용수. 위기이자 기회다. 급격히 약해진 전력에 최용수 감독과 서울이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그리고 최용수 감독에게 지도자로서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고도 한다. 그동안 최용수 감독이 얻어낸 화려한 결실에도 이른바 '선수빨'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있었다. 이런 부정적인 시각을 한 번에 떨쳐낼 수 있는 새 시즌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데얀, 하대성, 몰리나, 아디가 없는 상황에서도 결실을 얻어낸다면, 최용수 감독의 지도력과 리더십에 의문부호를 달 이는 없어지게 된다. 그렇기에 최용수 감독은 올 시즌이 감독으로서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시험을 잘 치를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 도전자의 입장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12일 서울의 동계 전지훈련지인 일본 가고시마에서 만난 최 감독은 "그동안 검증된 스타들을 데리고 잘 활용했다. 그런데 올해 데얀, 몰리나, 아디, 하대성이 없다. 우려의 목소리가 큰 것도 알고 있다. 걱정하는 전화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나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나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평가도 두렵지 않다. 자신 있다"며 거침없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어 최 감독은 "한 번쯤 이런 기회를 가지고 싶었다. 나 스스로 변화의 타이밍을 잡고 싶었다. 마침 기회가 왔다. 끝까지 버텨낼 것이다. 서울은 우승팀으로서의 경쟁력을 지켜나가야 한다. 그 위상을 유지시키는 것이 나의 첫 번째 목표다. 진정한 리더십을 평가받는 시즌이 될 것이다. 나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싶다"고 자신했다.

하파엘 코스타, 오스마르, 이웅희 등 새롭게 영입한 선수들. 물론 경쟁력 있는 선수들, 가능성이 많은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들이 단번에 데얀, 몰리나, 하대성처럼 될 수는 없다. 검증된 선수들도 아니다. 그런데 최 감독은 검증되지 않은 선수들로 핵심 선수들이 빠져나간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 이것이 최 감독이 할 일이다.

최 감독은 자신했다. 개인적인 역량은 단번에 이전 선수들처럼 될 수 없지만 그래도 전력 공백은 없다고 자신했다. 최 감독의 자신감, 역시나 '팀'의 힘을 믿기 때문이었다. 팀이 하나가 된다면 충분히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감독이 부임할 때부터 가장 중요시 여긴 팀 정신이다.

최 감독은 "팀 정신을 선수들에게 다시 강조하고 있다. 우리 선수들은 새롭게 온 선수들의 적응을 위해 열심히 도와주고 있다. 새로운 선수들이 잘 해야 팀도 살아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수들 호흡이 상당히 좋다. 또 스타 선수들에게 밀렸던 선수들도 성장 가능성이 있다면 과감하게 기회를 줄 것이다. 스타 선수들도 자만한다면 기회는 없다"며 팀 스피릿이 서울의 가장 강력한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②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