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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소치]'러시아 퍼주기'…해외 언론도 선수도 모두가 뿔났다


와그너 "익명 채점 시스템 바꿔야"…"비트 "결과에 충격"

[김형태기자] 노골적인 '러시아 퍼주기'에 모두가 경악했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알 수 있는 명백한 편파판정에 언론도 선수들도 할 말을 잃었다.

2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결과 금메달은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게 돌아갔다. 소트니코바는 프리스케이팅에서 149.95점(기술점수 75.54+예술점수 74.41)을 받아 합계 224.59점을 획득했다. 특히 기술점수에서 김연아보다 훨씬 높은 75.54점을 기록했다.

반면 소트니코바보다 예술적인 면에서 압도적이었던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 144.19점으로 전날 쇼트프로그램 74.92점을 더해 합계 219.11점으로 은메달에 그쳤다.

이탈리아의 카롤리나 코스트너 역시 흠없는 점프와 연기를 선보였음에도 소트니코바보다 7.24점이나 뒤져 동메달에 머물렀다. 상위 3명 가운데 유일하게 착지에서 감점요소가 있었던 소트니코바는 점수를 과하게 받은 반면 흠잡을 데 없었던 김연아와 코스트너는 오히려 점수가 깎였다는 게 해외 주요 언론의 지적이다.

외국 선수와 전문가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대회에 참가해 7위에 머문 애슐리 와그너(미국)는 편파판정을 일삼은 심판진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그는 호주 ABC 방송과 인터뷰에서 "깨끗하게 프로그램을 소화한 선수보다 실수한 선수에게 더 많은 점수가 주어지는 경기를 사람들은 외면할 것"이라며 "정말 혼란스럽다. 팬들을 위해서도 피겨 시스템을 정화할 필요가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또 "심판들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익명의 채점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정말로 피겨 팬들을 되찾으려면 반드시 바뀌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988년과 1994년 올림픽 2연패를 이룬 '피겨의 전설' 카타리나 비트(독일)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이날 독일 TV의 해설자로 나선 그는 중계 도중 "이번 올림픽 피겨 결과에 충격을 받았다. 채점 결과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황당해 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소치 올림픽 여자 피겨 싱글 결과는 앞으로 끝없이 논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문은 "피겨는 타락하지 않았을 때도 결과를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며 "어떻게 시각적으로 흠잡을 데 없고, 우아한 백조처럼 점프하고 경기장을 가로지른 김연아보다 소트니코바가 5점 이상 받을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전 세계 챔피언 커트 브라우닝은 이에 대해 "나 역시 알 수 없다"며 "연아가 소트니코바보다 훨씬 잘했다. 하지만 스케이팅 시스템의 문제라기 보다는 그저 수학의 문제일 뿐"이라고 했다.

소수이지만 소트니코바가 더 우월했다는 의견도 있다.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남자 피겨 은메달리스트 출신인 폴 와일(미국)은 "김연아는 다른 선수들에게서 볼 수 있었던 에너지와 감정이 부족했다"며 "마지막 스핀동작이 다소 부실했다. 심판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줬을 수 있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일부에서는 소트니코바의 연기에 러시아 홈팬들의 열렬한 환호와 기립박수가 이어지자 심판들이 크게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도 있다. 러시아 홈링크에서 열리는 경기인 만큼 주최국 어드밴티지를 최대로 적용했다는 것이다.

이유야 어쨌든 이번 결과는 피겨 역사상 지울 수 없는 오점으로 남게 됐다. 실수한 선수가 그렇지 않은 선수보다 더 많은 점수를 받은 점에서 향후에도 잘못된 심판판정의 본보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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