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최근 몇 년간 한화 이글스의 마운드는 캄캄한 어둠이었다. 지난해에는 '괴물 에이스' 류현진(LA 다저스)마저 꿈을 찾아 메이저리그로 떠나 마운드가 더 부실해질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긴 어둠 속을 걸어왔던 한화 마운드에 등불을 밝힐 존재가 등장했다. 대졸 신인투수 최영환(22)이다. 동아대 출신 최영환은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의 부름을 받았다.
최근 스프링캠프 중 열린 연습경기에서 최영환은 자신이 왜 빠른 순번에 지명을 받았는지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강속구를 앞세워 삼진쇼를 펼치고 있는 것. 김응용 감독은 벌써부터 최영환을 1군 엔트리에 포함시키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처음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최영환은 2월 14일 SK전에서 1이닝을 삼진 3개로 끝냈다. 안타 하나만을 내줬을 뿐이었다. 다음 등판이던 20일 SK전에서 역시 최영환은 1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영환이 던지는 강속구에 SK 타자들은 연신 헛방망이질을 해댔다.
이어 최영환은 21일 LG전에서 1.1이닝 1실점, 25일 넥센전에서 1이닝 무실점, 26일 SK전에서 0.2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3일 현재 최영환의 연습경기 기록은 5이닝 6피안타 3사사구 8탈삼진 2실점. 주자를 많이 내보내긴 했지만 빠른공의 구위만큼은 확실히 1군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최영환에게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그의 야구를 대하는 자세 때문. 최영환은 배움에 적극적이다. 선배들은 물론 외국인 투수, 심지어 후배들에게도 배울 것이 있다면 스스로 나서 배우는 성격이다.
최영환은 "선배님들께 많이 배우고 있다. 일부러 여러 사람들에게 많이 물어보는 편이다"라며 "후배들한테도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본다. (황)영국이가 변화구를 잘 던지길래 어떻게 던지는지 물어보고 배웠다"고 말했다.
최근 최영환은 새로운 구질을 연마 중이다. 외국인 투수 앨버스, 클레이에게 배운 커터다. 처음에는 앨버스에게 커터 그립을 배워 던져보다가 조금 어색한 것 같아 이번에는 클레이에게 물어봤다. 그 결과 손에 꼭 맞는 그립을 찾았다. 최영환은 연습경기를 통해 커터를 가다듬어 실전에 써먹을 생각이다.
과거 류현진도 프로 입문 초창기에 팀 내 대선배였던 송진우, 구대성에게 여러가지 변화구를 배운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적극적인 자세가 지금의 '메이저리그 10승 투수' 류현진을 만들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배움에 적극적인 최영환의 성공 가능성도 높게 평가받는다.
최영환은 "연습경기 초반 성적이 좋았던 것은 저에 대해 상대가 잘 모르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며 "처음에는 빠른공 승부를 많이 해 효과를 봤는데, 몇 번 상대하니 역시 맞아 나가더라. 좋은 변화구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제구 또한 중요하다. 가운데로 몰리면 놓치지 않더라"고 보완할 점들을 애기했다.
대학 시절 최영환은 선발보다는 마지막 투수로 등장해 경기를 끝내는 경우가 많았다. 1~2이닝만 던진 것이 아니라 3~5이닝을 던지며 경기를 매조지했다. 프로의 전문 마무리와는 개념이 다르지만 경기를 끝내는 역할을 자주 경험해봤다.
최영환은 "나중에 잘 되면 마무리 투수도 한 번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응용 감독도 최영환을 잠재적 마무리 후보로 분류해 놓고 당장 불펜에서 1이닝 정도를 맡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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