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홍명보호가 그리스 원정경기에서 웃었지만 월드컵 본선 경쟁력을 위해 되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도 분명히 있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 오전(한국시간) 그리스 아테네 카라이스카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그리스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박주영(왓포드), 손흥민(레버쿠젠)의 골이 터지켜 화끈한 공격력을 확인한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얻은 게 있지만 냉정하게 되짚어봐야 할 것도 있다. 무실점 승리를 했지만 수비 불안이 드러났다. 플랫4 수비라인은 물론 전체적인 수비 방법에서의 허점이 노출됐다.
한국은 김진수(니가타)-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이용(울산 현대)으로 수비진을 구성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평가전 이후 처음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췄다.
지난 주말 각자 소속 리그 일정을 끝내고 대표팀에 합류해 단 이틀만에 수비 조직력을 끌어올리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일단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낸 것은 충분히 칭찬을 해줄 수 있었다.
그래도 내용을 뜯어보면 아쉽다. 전반에만 그리스의 슈팅이 한국 골대를 세 번이나 맞고 나왔다. 한국에는 운이 따른 결과였으나 수비진의 순간 집중력이 아쉬웠다. 박주영의 선제골로 1-0 리드를 잡은 후인 전반 20분 상황이 그랬다. 수비 뒷공간으로 넘어가는 패스를 놓치면서 코스타스 카추라니스에게 골이나 다름없는 슛 기회를 내줬다. 카추라니스는 빈 골문을 향해 슈팅을 했지만 골대 오른쪽 하단에 맞고 아웃되는 불운에 땅을 쳐야 했다.
31분에는 세트피스에서 상대 선수를 놓치면서 두 차례나 크로스바에 맞는 슈팅을 허용했다. 수비라인의 잘못보다 약속된 수비방법이 그리스의 움직임에 통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이후에도 한국 수비는 강한 신체조건을 앞세운 그리스의 힘에 몇 차례 흔들렸다. 후반 펫파치디스를 놓치며 슈팅을 내준 장면이 그랬다. 가정법이지만 실점을 했다면 홍명보호 수비라인의 불안감은 더욱 부각됐을 것이다.
그나마 이청용(볼턴 원더러스), 구자철(마인츠05) 등이 전방에서부터 태클과 압박 등으로 그리스의 공격을 사전 차단하기는 했지만 코너킥 등 수비에서는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가 떨어졌다.
이날 A매치 데이에는 한국과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팀들도 일제히 평가전을 치렀다. 러시아와 알제리는 나란히 승리했고, 벨기에는 무승부를 거뒀는데 이들 모두 기본적으로 역습 능력이 있는 팀들이었다. 수비라인의 알찬 호흡을 더 가다듬어야 하고, 미드필더와 공격진이 보다 적극적으로 수비 가담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과제도 확인한 그리스전 한 판이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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