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 송승준은 지난 2년 연속 개막전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런데 올해는 사정이 좀 다르다. 롯데는 오는 29일 사직구장에서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2014 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그러나 선발로 누가 나올지 오리무중이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치며 1~4선발은 확정했다. 외국인투수 듀오 쉐인 유먼과 크리스 옥스프링, 경찰청에서 전역 후 팀에 돌아온 장원준, 그리고 송승준이 로테이션에 포함됐다. 송승준도 당연히 개막전 선발 후보군에 들었다. 범위를 넓히면 제5선발 후보인 김사율과 배장호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김시진 감독은 대부분의 다른 팀들과 달리 개막전 선발을 미리 예고하지 않았다. 24일 열린 2014 프로야구 미디어데이에서 김 감독에게 개막전 선발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지만 "29일이 되면 자연스럽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만 했다.
이날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9개 팀 감독들 중 NC 다이노스를 제외하고 29일 개막전에 나서는 8개팀 사령탑 중 4명은 선발투수 내정자를 공개했다.
롯데 김시진 감독이 개막전 선발에 대해 연막작전(?)을 펴자 상대팀 한화의 김응용 감독도 맞불을 놓았다. 그는 "상대도 공개를 안하기 때문에"라는 이유로 역시 개막전 선발투수를 밝히지 않았다.
송승준은 이날 미디어데이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팀 투수들도 다들 (개막전 선발에 대해)누가 나갈지 짐작도 못하고 있다"며 "지난해까지는 개막전을 앞두고 선발에 대한 이야기를 미리 들었기 때문에 준비를 했다. 그런데 이번은 다르다"고 했다.
김시진 감독이 개막전 선발 공개를 꺼린 이유는 무엇일까. 김 감독은 일단 기준은 정했다. 외국인선수와 토종선수를 구분하지 않고 가장 구위가 좋은 투수를 개막 2연전 선발로 낙점할 뜻은 내비쳤다. 송승준은 "아마도 25일 치를 예정인 팀 자체 청백전에서 개막전 선발이 가려질 것 같다"고 했다. 송승준을 비롯한 롯데 선발진은 개막전 대비 '수능'을 치르는 셈이다.
송승준은 "개막전 선발에는 큰 욕심이 없다"며 "올 시즌에는 목표를 따로 두지 않았다.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마음 편하게 먹고 공을 던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개인 성적보다는 팀이 이기는 게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송승준은 지난해 3월 3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개막전에서는 선발로 나와 별다른 재미를 못봤다. 그는 당시 3.2이닝 동안 86구를 던지며 7피안타 4실점했다. 부진한 피칭에도 다행히 패전투수는 되지 않았다. 롯데는 경기 후반 추격을 시작해 9회말 터진 박종윤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한화에게 6-5로 이겼다.
2012년에도 개막전 롯데 선발은 송승준이었고, 상대팀 역시 한화였다. 당시에는 송승준이 제 몫을 했다. 그는 5.1이닝 동안 107구를 던지며 8안타 4볼넷을 내줬지만 위기 관리 능력과 완급 조절을 앞세워 1실점만 했고 승리투수가 됐다.
김시진 감독이 선발투수를 거듭 고민하며 한화와 개막 2연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있다. 두 팀은 공교롭게도 지난 2011년부터 개막전에서 늘 맞붙었고 올해로 4년째 맞대결이다. 특히 지난해 롯데는 한화와 개막 2연전을 모두 끝내기 승리로 장식했다. 기선 제압의 효과 덕분인지 롯데는 시즌 내내 한화만 만나면 강했다. 상대전적에서 14승 2패로 크게 앞서며 '천적' 노릇을 제대로 했다.
그러나 지난 22, 23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올 시범경기 마지막 2연전에서 롯데는 한화에게 모두 졌다. 시범경기라고는 하지만 바로 일주일 뒤 정규시즌에서 개막전 상대로 첫 맞대결을 앞두고 롯데에겐 찜찜한 결과였고, 그래서 김시진 감독이 더욱 시즌 첫 단추를 꿰는데 신중을 기하는 지도 모르겠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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