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할리우드 인기 블록버스터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의 감독과 배우, 제작자가 일본 도쿄에서 한국 취재진을 만났다. 여느 공식 행사와 달리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엿보인 자리였다.
31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 리츠칼튼 도쿄 그랜드볼룸에서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의 아시아 투어 기자회견이 열렸다. 연출을 맡은 마크 웹 감독과 배우 앤드류 가필드·엠마 스톤·제이미 폭스, 제작자 아비 아라드·매튜 톨마치가 참석했다.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아시아 각국을 돌며 투어 중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팀은 도쿄에서 열리는 기자회견 일정과 별개로 한국 취재진만을 위한 컨퍼런스를 마련했다. 이들은 지난 2012년 1편 개봉 당시 한국을 찾은 바 있다.
지난 2012년 개봉해 약 485만 명의 국내 관객을 끌어 모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2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온다. 1편은 세계 7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부활을 알렸다.
엠마 스톤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무대 등장 전부터 회견장까지 들릴 정도의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등 한국어 인사를 연습했다. 포토월에 등장해서는 각자 밝은 얼굴로 카메라를 바라봤다. 제이미 폭스는 능청스러운 포즈와 표정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전편에 이어 이번에도 스파이더맨으로 분한 앤드류 가필드는 다소 마른 체형의 슈퍼히어로를 연기한 것에 대해 "이소룡을 모델로 삼았다"고 말하며 "이소룡은 굉장히 말랐는데 굉장히 멋진 무술을 선보였다"며 "(비교하자면) '토르'의 경우 굉장히 근육질이지만, 스파이더맨은 세계 수백만 명의, 저처럼 마른 아이들에게 희망을 줬다"고 말했다.
"스파이더맨은 그럼에도 힘도 있고 똑똑하다. 신체적 능력보다 위트와 재치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알린 앤드류 가필드는 "직접 펀치를 날리기보다 적이 스스로의 꾀에 넘어가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도 3~4%의 체지방을 유지해야 했다"며 "어려웠지만 가치 있었다. 쫄쫄이 의상을 입어야 했는데, (몸을 관리하지 않았다면) 산만한 덩치가 됐을 수 있다"고 재치있게 답을 마무리했다.
엠마 스톤 역시 전편에 이어 앤드류 가필드와 호흡을 맞췄다. 극 중 그가 연기한 그웬은 스파이더맨인 피터 파커의 연인으로, 미모와 명석한 두뇌를 모두 지닌 여성이다. 지난 2012년 개봉한 전편의 엔딩에서 경찰 아버지를 잃는 사건을 겪는다. 엠마 스톤은 "그웬의 아버지 역시 영웅이었다"며 "뉴욕 경찰청장인 아버지가 계신 가정에서 자랐으니 그것이 (영웅이 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1편에서는 '아버지가 권총을 허리에 차고 집을 나갈 때마다 두렵다' 직접 그렇게 말을 하기도 한다"고 답한 엠마 스톤은 "1편의 마지막에 아버지를 잃는다. 그러나 그웬은 세상의 영웅이 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사람들을 구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영화로 극에 첫 합류하는 제이미 폭스는 스파이더맨 최고의 적수 일렉트로로 분한다. 사회로부터 소외된 인간 맥스와 그가 악당으로 변신한 뒤 모습인 일렉트로까지 모두 연기한다. 그는 "이런 영화에 출연해 좋은 것은 위대한, 훌륭한 배우들과 일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엠마 스톤과 앤드류 가필드가 시각 효과 없이, 수트를 입지 않고 연기하는 것을 보며 감동받았다"고 알렸다.
또한 그는 "물론 '스파이더맨'은 예산도 크고 에너지도 넘치고 아이들이 좋아하기도 하는 팝콘 영화다. 그렇지만 우리가 배우로서 갈고닦은 연기 실력을 발휘한 작품이기도 하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한편 이날 앤드류 가필드는 스파이더맨이 '어벤져스' 시리즈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스파이더맨이 '어벤져스'에 들어간다면 토니 스타크와는 잘 안 맞을 것 같다. 브루스 배너와는 잘 맞을 것 같은데 토르는 스파이더맨이 말이 많다고 싫어할 것 같다. 캡틴아메리카는 둘이 아웅다웅하니 짜증낼 것도 같다"고 알려 웃음을 자아냈다.
'어벤져스2' 한국 촬영 이슈와 관련,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한국 촬영 가능성에 대해서도 질의 응답이 오갔다. 제작자 아비 아라드는 "현재 많은 영화들이 세계 곳곳에서 촬영 중"이라며 "캐릭터가 세계 곳곳에 있기 때문에, 새 로케이션이나 새 방식을 찾고 있다. 어쩌면 한국에서 할 수도 있겠다"고 답했다.
한국에서 슈퍼 히어로 무비가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에 대해선 "스파이더맨은 캐릭터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라며 "캐릭터의 이중성과 드라마는 이 캐릭터가 왜 이렇게 계속 사랑받는지 잘 보여준다"고 알렸다.
이어 "슈퍼히어로 무비가 한국과 다른 국가들에서 성공한 것은 재밌기 때문이다. 특히 스파이더맨 영화의 경우 엄청난 액션 신, CG 기술 발달을 비롯해 드라마면 드라마, 영웅 서사면 영웅 서사 등을 굉장히 재밌게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핵심적인 스토리는 공감 가능하고 소소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며 "그런 면에서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대규모 예산의 예술 영화라 생각한다. 그래서 한국에서 잘 되고 있는듯 싶다"고 분석했다.
영화 '500일의 썸머'에 이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 연출에 나섰던 마크 웹 감독은 지난 1편에 이어 이번에도 메가폰을 잡았다. 두 번째 슈퍼히어로물 연출에 나서며 그가 집중했던 것은 스펙타클이었다.
마크 웹 감독은 "대규모 액션, 스펙타클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며 "1편이 발견의 과정이었다면 이번에는 의식적으로 스턴트보다 실제 배우들을 활용했다. 그 점이 오프닝에 잘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래야 캐릭터의 성격이 보다 진짜처럼 위태로워보인다"고 말을 이어 간 그는 "1편으로 경험을 쌓았으니 특수효과와 액션에 자신감이 생겼다"며 "어릴 때 코믹스를 읽을 때 느낀 환상적이고 신기한 경험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려 했다"고 알렸다.
이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의 한국 흥행 가능성에 대해 "한국에는 4D 극장이 많다"며 "우리는 3D로 촬영했지만 한국 극장들이 한 단계 더 나아가 4D로 체험하게 해 주는 것이 인상적"이라고 알렸다. 이어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 한국 노래를 삽입하려 노력하고 있다. 작업 중인데 잘 되길 바란다"고 덧붙여 기대감을 자아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스파이더맨의 삶에 완전히 적응한 피터 파커(앤드류 가필드 분)의 이야기다. 피터는 거미줄로 뉴욕을 활강하며 위험에 처한 시민들을 구해주고 연인 그웬(엠마 스톤 분)과 데이트를 즐기며 살아간다.
스파이더맨의 열렬한 팬이자 오스코프사의 전기 엔지니어인 맥스(제이미 폭스 분)는 작업 중 치명적인 사고로 엄청난 능력을 갖게 된다. 그로 인해 뉴욕을 마비시킨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고, 맥스는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스파이더맨에게 공격을 당하자 배신감을 느낀다. 이에 해리 오스본(데인 드한 분)은 맥스에게 자신과 함께 스파이더맨에게 복수를 하자며 손을 내민다. 오는 4월24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도쿄(일본)=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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