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확실히 달라지긴 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2경기 연속 역전패를 당한 한화 이글스의 이야기다.
한화는 1일 삼성과의 시즌 1차전이자 대전 홈 개막전에서 5-6으로 패했다. 4-0의 리드를 지켜내지 못한 패배. 5-4로 앞서던 9회초, 믿었던 마무리 송창식이 박석민과 최형우에게 백투백 홈런을 얻어맞고 경기를 내줬다는 점에서 더욱 아쉽다.
3월31일 롯데와의 경기 역시 역전패였다. 5회까지 2-0으로 앞섰지만 6회부터 불펜진이 와르르 무너지며 2-11로 완패를 당했다. 두 번의 역전패에서 나타난 공통점은 불펜의 부진이다.
한화는 분명 '꼴찌'를 했던 지난해와는 다르다. 전력이 업그레이드 됐다. 특히 타선의 짜임새가 괄목상대했다. 한꺼번에 영입한 FA 이용규와 정근우, 외국인 선수 피에가 1~3번 타순에 포진해 상대 마운드를 압박한다. 자연스럽게 4번타자 김태균에게 찬스가 많이 걸린다. 그 뒤를 받치는 정현석, 송광민도 펀치력이 있는 타자들이다.
톱타자로 나서고 있는 이용규는 개막 후 3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 중이다. 타율은 2할6푼7리(15타수 4안타)로 높지 않지만, 많은 공을 보며 상대 투수에게 부담감을 안기고 있다. 정근우 역시 타율은 1할2푼5리(8타수 1안타)로 낮지만 볼넷을 무려 6개나 얻어내며 출루율 5할을 기록 중이다.
피에의 맹타가 눈에 띈다. 피에는 개막 후 3경기에서 모두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4할6푼2리(13타수 6안타)에 이른다. 4타점을 올렸고, 도루도 한 차례 성공시켰다. 상대에게 피에는 타석에서는 물론 누상에서도 부담스러운 존재다.
당초 한화의 최대 약점으로 지목된 선발진 역시 기대 이상의 선전 중이다. 롯데와의 개막전에서 클레이가 5.2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자 다음 경기에서 송창현도 5.1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1일 삼성전에서도 유창식이 6.1이닝 2실점으로 분전했다. 3경기에서 한화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2.60이다.
문제는 불펜이다. 30일 개막전에서는 클레이에 이어 등판한 최영환, 박정진, 김혁민, 송창식이 무실점 행진을 벌이며 희망을 부풀렸다. 한화의 필승 계투조의 탄생을 알리는가 했다. 그러나 31일 경기에서는 최영환, 박정진이 나란히 무너졌다. 이어 1일 경기에서도 김혁민, 박정진, 송창식이 모두 실점을 기록했다.
백투백 홈런을 허용한 송창식이 8회부터 등판했다는 점이 아쉽다. 송창식은 지난해에도 2~3이닝을 던지며 세이브를 올리는 경우가 많아 혹사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올 시즌에는 김혁민, 박정진에 신인 최영환까지 가능성을 보이며 송창식의 부담을 줄여주는가 싶었다. 하지만 8회 위기 상황이 펼쳐지자 김응용 감독은 송창식을 마운드에 올렸다.
타선이 점수를 뽑아내고 선발 투수가 상대의 공세를 버텨낸다면 팀이 승리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그러나 불펜이 불안하면 그 가능성을 지켜내기 어렵다. 리드하던 경기를 내주는 것이 오히려 충격이 더 큰 법이다.
개막 후 치른 3경기에는 한화의 희망과 불안이 공존하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희망적 요소를 더욱 크게 키우고 불안한 부분을 지워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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