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불펜 대결? 뚜껑을 열어 봐야 안다." 선동열 KIA 타이거즈 감독은 넥센 히어로즈와 주중 3연전 첫 경기가 열렸던 지난 8일 목동구장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렇게 얘기했다.
올 시즌 KIA는 양현종, 데니스 홀튼, 송은범의 1~3선발 외에 4, 5선발과 불펜진 허리의 힘이 다른 팀들과 견줘 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 감독은 특히 중간계투진에 대한 걱정을 에둘러 그렇게 표현했다.
선 감독의 걱정대로 KIA 불펜은 8일과 9일 이틀 동안 넥센 타선을 상대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넥센과 첫 맞대결에서는 선발 임준섭에 이어 마무리 하이로 어센시오까지 4명의 투수를 투입했다. 6실점한 임준섭에 이어 불펜진은 3실점했다. 이범호(솔로홈런)와 차일목(만루홈런)의 홈런포 2방 등 장단 15안타를 친 타선의 힘으로 13점이나 뽑아내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큰 점수 차로 앞선 경기에서 추가 실점한 부분은 선 감독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9일 경기에서도 KIA 타선은 괜찮았다. 선발 박경태가 5실점(4자책점)하면서 일찍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타선의 힘으로 추격을 시작, 7회 7-8 한 점 차까지 따라 붙었다. 그러나 결국 중간계투에서 힘이 빠지면서 넥센에게 추가 실점을 허용, 7-10으로 졌다.
현재 KIA 마운드 전력으로 볼 때 선발투수가 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하는 게 중요할 수밖에 없다. 10일 넥센선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는 데니스 홀튼이 그래서 더 든든하다. 선 감독은 "시즌 초반 팀이 버티고 있는 원동력은 홀튼 때문"이라고 했다.
홀튼은 현재 2경기에 나와 2승을 거두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2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시즌 개막전인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 6이닝 동안 1실점으로 제 역할을 했다. 이어 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투구내용이 더 좋았다. 7이닝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홀튼이 6이닝, 7이닝을 책임져주니 불펜 소모도 적었다. 삼성전에서는 서재응, 박경태, 어센시오 등 3명의 투수를 더 가동했으나 두산을 상대로는 홀튼에 이어 김태영 한 명만 등판했다.
10일 넥센전은 KIA에게 중요하다. 1승 1패로 맞서고 있는 상황이라 '위닝시리즈' 여부가 달려 있다. 또한 주말 안방에서 만나는 롯데 자이언츠는 상대적으로 중간계투진의 힘이 KIA와 견줘 앞선다. 넥센과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불펜 자원을 아끼려면 선발 홀튼의 긴 이닝 호투가 필수다.
홀튼은 다승(2승)과 평균자책점(0.69)에서 발군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선 감독은 "최희섭과 홀튼도 좋은 인연이 있다"고 소개하며 웃었다. 최희섭이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던 지난 2005시즌, 두 선수는 LA 다저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선 감독은 "(최)희섭이가 3연타석 홈런을 친 경기에 홀튼이 공을 던졌다"고 전했다.
2005년 6월 13일 열린 다저스와 미네소타 트윈스의 경기다. 당시 신인이던 홀튼은 선발투수로 나왔고 최희섭은 이날 3연타석 홈런을 쳐 홀튼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경기는 다저스가 4-3으로 이겼고 홀튼은 승리투수가 됐다. KIA에서 두 선수는 다시 팀 동료로 만났다. 최희섭은 현재 1군 엔트리에 빠져있지만 홀튼은 시즌 초반 마운드에서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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