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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한 김신욱, 울산의 깊어지는 고민


슈팅 동작 등 상대에 읽혀, 김신욱 침묵하면 울산도 패해

[이성필기자] 울산 현대 조민국(51) 감독이 김신욱(26) 딜레마에 빠졌다.

김신욱은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8라운드 전북 현대전에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하지만 골을 넣지 못하며 팀의 0-1 패배를 허탈하게 지켜봤다. 올 시즌 울산의 첫 연패라 더욱 씁쓸했다.

조 감독은 강력한 역습과 롱볼 축구로 상대를 제압하는 기존의 울산 스타일인 '철퇴 축구'에 패스 중심의 '티키타카'를 혼합해 '철퇴타카'로 팀을 변화시키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완벽하게 팀 전술에 녹아들어 위력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최전방을 책임지는 김신욱의 수고는 두 배가 됐다. 개인적인 노력을 통해 유연성 향상 훈련 등으로 움직임을 극대화하고 있지만 빡빡한 일정 소화로 체력적인 한계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김신욱은 울산이 치른 챔피언스리그 3경기와 클래식 8경기 중 두 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교체된 두 경기도 후반 25분과 33분까지 뛰어 온전한 휴식을 취해보지 못했다. 지난 1일 구이저우 런허(중국)와의 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를 빠지며 겨우 한숨 돌릴 여유를 얻었다.

그러나 김신욱이 빠진 구이저우전에서 1-3으로 패하며 한계를 드러냈다. 1.5군급 선수 구성이었다고는 하지만 공격 마무리 능력이 낙제점에 가까웠다. 울산에 김신욱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났다.

게다가 김신욱은 구이저우전 휴식 후 3경기째 득점이 없다. 오히려 이범영(부산 아이파크) 등 상대 골키퍼에게 슛 습관이나 움직임 등이 읽혀 애를 먹고 있다. 그나마 득점 1위(5골)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다행이지만 언제 경쟁자들에게 추월 당할지 모를 일이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울산전을 무실점 승리로 끝낸 후 "울산의 양쪽 측면에서 유효 가로지르기를 주지 않으면 킥을 하게 되고 결국은 김신욱에게 기댄다. 초반 변화가 있는 것 같더니 결국은 지난해와 비슷한 공격 방법으로 돌아오고 있다"라며 김신욱 의존증을 버리지 못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조민국 감독이다. 당초 조 감독은 김신욱이나 이용 등 브라질월드컵 대표팀 최종엔트리에 승선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들을 리그 초반에 출전 시간을 늘렸다가 나중에 휴식을 주려고 했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포항 스틸러스(승점 16점)에 1위를 내줬고 전북(14점)에도 뒤져 3위(13점)로 밀려난 데다 챔피언스리그도 여유를 부릴 수 없다.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 가와사키 프론탈레(이상 6점)가 승점 1점 차로 추격하고 있는데다 구이저우(4점)도 울산전서 승점 3을 챙기면서 16강 기회를 엿보고 있다.

그렇지만 조 감독은 원정에서 3-2로 이겼던 웨스턴 시드니전 승리를 낙관하고 있다. 울산은 15일 웨스턴 시드니와 홈경기를 갖는다. 조 감독은 "시드니만 이기면 어쨌든 16강이 낙관적이다. 1, 2위로 가는 것은 상관이 없지만 2위가 우리에게 낫다"라며 여유로움을 보였다.

이런 여유 뒤에는 김신욱 등 주전들을 풀가동해 이기겠다는 의지가 숨어 있는 것이다. 챔피언스리그를 순탄하게 가야 정규리그에서도 탄력적인 팀 운영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래저래 김신욱에게는 여유없이 고생문을 스스로 닫아야 하는 임무가 계속 주어지고 있다.

조이뉴스24 전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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