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진도 해상 여객선 침몰에 온 나라가 비통에 빠진 가운데 JTBC 손석희 앵커가 연일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진심과 배려를 담은 뉴스 진행은 사실 전달에 급급하고 자극적인 기사가 넘치는 언론에 경종을 울렸다.
손석희 앵커는 17일 JTBC '뉴스9' 진행 중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 단원고 학생 학부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손석희 앵커는 "힘드신 상황 가운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실종 학생의 아버지는 실종자 구조에 난항을 겪고 있는 사고 현장에 답답함을 토로했고, 절박함을 이야기 했다. 인터뷰 진행 도중 뉴스 화면 하단에 '사망자 추가 발견'이라는 속보 자막이 등장했다. 실종 학생의 아버지 역시 뉴스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
손석희 앵커가 잠시 당황하는 듯 보였다. 손 앵커는 제작진을 향해 다급하게 "자막을 넣지 말아달라"고 요청했고, 자막은 즉각 사라졌다. 자식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실종자 아버지가 비극적인 뉴스에 충격을 받을까봐 배려한 것이었다. 실종자 인터뷰가 끝난 후에도 한참 속보 자막은 뜨지 않았다.
평소 침착하고 냉철한 뉴스 진행을 하던 손 앵커지만 이번 사고 앞에서는 함께 침통해질 수 밖에 없었다.
손 앵커는 전날 뉴스에서도 백점기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하던 중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절망적인 대답을 듣고 약 10초간 말을 잇지 못하고 침묵했다. 비통에 빠진 온국민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침묵이었다.
손석희 앵커는 앞서 이날 방송에서 후배 앵커의 인터뷰 논란에 대한 사과를 전하며 "지난 30여년간 갖가지 재난 보도를 하면서 제가 배웠던 것은, 재난보도일수록 사실에 기반해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희생자와 피해자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었다"라고 밝혔다.
이는 비단 JTBC 자사 후배 앵커가 아닌, 언론인들에게 전한 경종이었다.
비상식적인 뉴스가 넘쳐난다. 실종자와 사망자가 받을 수 있는 보험금 액수를 운운하고, 부모를 잃어버린 어린 아이 앞에 카메라를 들이밀고 질문을 던져 거센 비난을 듣기도 했다. 속보에 급급해 정확하지 않은 뉴스로 가족들을 두 번 울렸다.
손석희 앵커의 '상식적인' 뉴스 진행이 왜 회자되고 있는지 되새겨 봐야 할 때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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