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2014 브라질월드컵 축구대표팀의 평균 연령은 25.9세다. 역대 월드컵 출전 대표팀 중 최연소다. 이전 최연소였던 1986년 멕시코월드컵(26.2세)보다 더 젊어졌다. 대표팀이 현대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한 2002 한일월드컵부터 이번까지 따져봐도 가장 어리다. 앞선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의 27.7세보다 1.8세가 줄었다.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평균 A매치 출전 기록을 따져봐도 24.8회로 남아공(44.7회) 때와 비교해 큰 폭으로 줄었다. 대신 큰 무대 경험이 많은 유럽파는 9명으로 역대 최다다. 유럽을 포함한 해외파로 범위를 넓히면 17명으로 전체 엔트리의 73.9%나 된다. 해외 진출이 활발한 현재의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최고 연장자는 곽태휘(33, 알 힐랄)고 손흥민(22, 레버쿠젠)이 가장 어리다. 곽태휘가 33번, 손흥민이 23번의 A매치를 소화하며 나름대로 경험을 쌓아왔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 팀 전체를 조율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쉽게 대답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현 대표팀 유일한 30대인 곽태휘는 남아공월드컵 엔트리에 올랐지만 대회 직전 벨라루스와의 평가전에서 부상으로 본선에 가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2011 아시안컵에는 뛰었지만 월드컵이라는 최고 무게감의 대회 경험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말수도 적은 편인데다 주전 경쟁 구도에서도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에 밀리는 상황이라 그라운드 내에서의 리더가 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곽태휘 다음으로 연장자는 1985년생들이다. 정성룡(29, 수원 삼성), 김창수(29, 가시와 레이솔), 하대성(29, 베이징 궈안), 이근호(29, 상주 상무), 박주영(29, 왓포드)이다. 실질적으로 이들이 대표팀을 이끌어야 하는 리더 그룹인 셈이다.
이 중 정성룡과 박주영이 월드컵을 경험했다. 박주영이 이번 브라질까지 가장 많은 세 번의 월드컵을 경험하게 된다. 박주영은 2008 베이징 올림픽,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2 런던 올림픽 등에도 두루 출전해 국제대회 경험이 가장 풍부하다. 후배들의 조력자가 되기에 충분하다.
그래도 월드컵 경험이 많은 베테랑급 리더의 부재는 아쉽다. 남아공월드컵에서는 박지성(PSV 에인트호번), 이영표(은퇴)라는 양대산맥이 버티고 있었고 김남일(전북 현대), 이동국(전북 현대), 안정환(은퇴), 이운재(은퇴) 등 선참들이 함께해 후배들의 부족한 부분을 적절히 메웠다. 월드컵 본선이 어떻게 흘러가고 경기 운영과 컨디션 조절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누구보다 잘 안다는 장점이 있는 선수들이었다.
반면, 이번 대표팀에서는 그런 역할을 해줄 마땅한 인물들이 보이지 않는다. 박주영, 정성룡, 기성용(선덜랜드), 이청용(볼턴 원더러스), 김보경(카디프시티)을 제외한 18명이 새로 월드컵을 경험한다. 경험 부족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는 셈이다.
홍명보 감독은 이런 경험 부족에 대해 "역대 대표팀과 비교해 연령대가 어린 것이 사실이지만 경험이나 재능은 그렇게 나쁘지 않다"라며 나름대로 경쟁력이 충분한 팀임을 강조했다. 패기로 대변되는 젊음, 그리고 다양한 해외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능력을 앞세워 베테랑 부재를 돌파하겠다는 뜻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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