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장기간의 해외 훈련은 무료하게 마련이다. 훈련과 휴식을 반복하는 지루한 일상의 반복 속에서 시간을 잘 보내는 것은 중요하다.
한국 축구대표팀 홍명보호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30일(이하 한국시간) 한국을 떠나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전지훈련을 시작했고, 오는 12일 브라질 베이스캠프인 포즈 도 이과수에 입성한다. 16강 이상으로 올라가면 체류 기간이 길어진다는 점에서 타국 생활을 오래 하는 데는 요령이 필요하다.
선수들은 당연히 한국 소식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과거 같았으면 CD나 USB에 한국 드라마나 영화 등을 다운 받아와 심심함을 달래는 방법으로 향수병을 극복하곤 했다.
하지만, 인터넷 상황이 좋은 국가에서의 훈련이라면 다르다. 정보 기술의 진화까지 더해져 예전과는 달리 수고를 줄일 수 있다. 홍명보호도 과거보다는 좀 더 나아진 환경에서 다양하게 한국 소식을 듣고 있다.
2일 오전(한국시간) 대표팀 훈련장인 세인트 토마스 대학에서 만난 중앙 수비수 황석호(산프레체 히로시마)는 재미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지루한 일상에 대해 "선수들끼리 숙소에서 모여서 미팅도 하고 저녁을 먹은 뒤 산책도 한다. 워낙 산책로가 좋아서 잘 걷는다"라며 지내기 괜찮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 방송은 더 자주 접할 수 있다. 해외에서 실시간으로 시청이 가능한 TV패드라는 수신 프로그램 기기를 통해 한국 방송 프로그램을 본다.
황석호는 "치료실에 모여 우리의 본선 상대국인 러시아나 알제리, 벨기에 등의 평가전을 봤다. 한국 방송에서 상대국들의 평가전을 생중계를 하니까 보면서 전력에 대한 토론을 한다. 알제리가 1승 상대라고 하는데 절대 만만한 팀이 아니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렇다면 TV패드는 누가 가져온 것일까. 주인은 독일 분데스리가 뛰고 있는 중앙 수비수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였다. 홍정호는 독일에서 생활하는 동안 TV패드를 통해 한국 TV를 실시간으로 시청한다고 한다.
생각지도 못한 홍정호의 TV패드가 한국 대표팀의 상대국 전력 분석에 적잖은 도움을 주고 있는 셈이다. 숙소의 인터넷 여건이 좋은 것도 TV패드의 가치를 높인다. 이용(울산 현대)은 "(홍)정호가 가지고 온 지는 몰랐다. 괜찮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정호는 "그냥 TV시청을 위해 가져 왔는데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라며 웃었다. 이어 "독일에서 뛰는 선수들은 다 가지고 있더라. 영국에 있는 선수들은 없더라"라며 웃었다.
조이뉴스24 마이애미(미국)=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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