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가 베일을 벗었다. 다채로운 재료가 만나 신명나는 사극 액션 영화가 탄생했다. 재기와 패기를 겸비한 충무로의 신성 윤종빈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 하정우의 의기투합은 이번에도 옳았다. 군 제대 후 첫 번째 복귀작으로 이번 영화를 택한 강동원의 선택 역시 탁월했다 할 만하다.
14일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이하 군도)가 언론·배급 시사를 통해 첫 공개됐다. 조선 후기, 탐관오리들이 판치는 세상을 통쾌하게 뒤집는 의적들의 액션 활극을 그린 영화는 136분의 러닝타임이 무색하게 흡인력 있는 연출로 관객을 홀릴 준비를 마쳤다. 만화적인 액션 시퀀스와 강렬한 캐릭터 대비에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견되나 잘 빠진 오락 영화의 탄생인 것만은 틀림없어보인다.
전작에서도 돋보인 윤종빈 감독의 또렷한 재기는 '군도'에서도 돋보이는 장점이다. 말 그대로 해학과 풍자가 넘실대는 내레이션과 화면 편집이 극장 안을 웃음 바다로 만들기 일쑤. 예기치 못한 웃음 코드나 과장된 카메라 기법에선 감독의 전작 뿐 아니라 1970~1980년대 홍콩 액션 영화 혹은 쿠엔틴 타란티노의 향기도 난다. 그러면서도 영화의 후반부까지 끌고 갈 진중한 메시지는 놓치지 않는다.
애초 영화는 '범죄와의 전쟁'의 윤종빈 감독 연출, 하정우와 강동원의 만남, 이성민·조진웅·마동석·윤지혜·정만식·김성균·김재영·이경영이라는 듬직한 캐스팅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정우는 백정 출신 도치 역을, 강동원은 탐관오리의 서자이자 최고의 무관인 조윤 역을 연기했다.
'군도'는 윤종빈 감독과 하정우가 네 번째로 함께 작업한 작품. 이들은 윤 감독의 중앙대 영화학과 졸업 작품 '용서받지 못한 자'에 이어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에서도 호흡을 나눴다. '추격자' '국가대표' '러브픽션' '범죄와의 전쟁' '베를린' '더 테러 라이브' 등으로 연기력은 물론 남다른 티켓 파워도 입증한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여지 없이 강렬하다. 일필지휘로 글을 써내려가는 서예가의 손에 쌍칼을 들린다면 꼭 하정우의 액션과 같았을 법하다.
영화는 강동원이 군 제대 후 처음으로 택한 공식 복귀작이기도 하다. 조각같은 외모와 더불어 톱스타의 자리를 지켜 온 그에게 '군도'는 더없이 탁월한 선택이었다 해도 무방하다.
데뷔 후 첫 악역에 도전한 그는 묵직한 존재감으로 극악무도한 부호 조윤 그 자체가 됐다. 대역 없이 100%의 액션을 소화했다는 배급사의 전언, 크랭크인 4개월 전부터 '기본 연습 기간 100일'의 룰을 지켰다는 후문은 키에 맞춰 제작된 긴 검을 휘두르는 강동원의 연기로 긴 말 없이 증명됐다. 피도 눈물도 없어보이는 악역임에도 연민을 끌어낼 요소는 충분하다. 자칫 평면적 인물로 그려질 수 있었을 조윤 역이 강동원이라는 옷을 입고 숨결을 찾았다.
도치와 조윤 외, 두령 격인 노사장 대호(이성민 분), 총무 격인 유사 땡추(이경영 분), 전략가 태기(조진웅 분), 괴력 천보(마동석 분), 명궁 마향(윤지혜 분), 속공 금산(김재영 분) 등도 저마다 빛나는 캐릭터다. 숱한 영화들에서 빈틈 없는 연기를 펼쳐 온 베테랑 배우들이 이번에도 제 몫을 해냈다.
특히 마동석과 조진웅, 윤지혜의 오묘한 로맨스 연기, 군도 무리를 이끌기에 부족함 없어 보이는 이성민의 카리스마가 눈길을 붙잡는다. 영화는 오는 23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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