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홈런 꼴찌' LG 트윈스가 홈런의 힘으로 승리를 거두는 반전의 드라마를 펼쳤다.
LG는 23일 광주 경기서 KIA 타이거즈를 11-8로 꺾었다. 무려 4개의 홈런을 터뜨린 끝에 거둔 승리였다. 11득점 가운데 홈런으로만 9점을 만들어냈다. 팀 홈런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LG가 보여준 반전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LG는 53개의 홈런으로 9개 구단 중 가장 적은 팀 홈런수를 기록 중이었다. 1위 넥센(121개)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 팀 타율 역시 2할8푼1리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었지만 LG의 가장 큰 고민은 역시 마땅한 홈런타자가 없다는 데 있었다.
그러나 이날만은 달랐다. 결정적인 홈런으로 승리를 낚아낸 것이다. 선취점을 빼앗기며 0-3으로 끌려가던 4회초 터져나온 최경철의 역전 만루홈런이 백미였다. 이어 LG는 4회초에만 스나이더의 3점포, 이병규의 솔로포가 추가로 나오며 9-3으로 역전 리드를 잡았다.
홈런으로 순식간에 큰 점수 차의 리드를 안게 된 LG는 KIA의 매서운 추격을 허용했다. 8회말까지 10-8로 쫓긴 것. 그러나 9회초 이병규가 다시 솔로홈런을 폭발시켜 쐐기점을 뽑아내며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결국 LG는 마무리 봉중근을 8회 투입하는 강수를 두며 11-8의 승리를 가져갔다.
이날 LG가 쏘아올린 4방의 홈런은 어느 하나 영양가 없는 것이 없었다. 최경철의 만루포는 일거에 승부를 뒤집었고, 스나이더의 3점포와 이병규 솔로포는 점수 차를 크게 벌리며 경기 운영에 여유를 안겼다. 그리고 9회초 나온 이병규의 두 번째 솔로포는 KIA의 막판 추격 의지를 꺾어놨다.
최근 수 년간 LG는 거포 부재에 시달려왔다. 2009년 페타지니(26개), 2010년 조인성(28개) 이후 20홈런을 넘기는 타자가 없었다. 올 시즌 역시 팀 내 최다 홈런이 퇴출된 조쉬벨이 기록한 10개다. 이 밖에 정성훈이 7개를 기록 중이어서 '20홈런 타자'는 올 시즌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해 LG는 홈런타자가 없는 약점을 기동력과 작전야구로 극복하며 11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한 방으로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뒤바꿀 수 있는 홈런은 강팀이라면 반드시 갖춰야할 중요한 무기 가운데 하나다.
이날 LG 스스로 그런 홈런의 힘을 확인했다. '이래서 홈런이 필요하구나'하고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 장타력을 보완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외국인 타자 스나이더가 첫 홈런을 쏘아올린 점에서는 새로운 희망도 찾을 수 있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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