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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의 '계산'에 넥센이 자란다


하영민, 일주일에 한 번 등판…김하성은 2군에서 관리

[한상숙기자] 넥센의 선발 투수는 무려 8명이다. 밴헤켄과 소사, 문성현, 오재영에 이어 5선발 한자리에 김대우와 강윤구, 금민철, 하영민을 돌아가면서 기용한다. 원칙은 분명하다. 염경엽 감독은 "선수가 가장 편한 곳에서 던진다"고 했다.

2위로 전반기를 마친 넥센의 팀 평균자책점은 5.67로 5위에 머물렀다. 이 중 선발 투수의 평균자책점이 5.64, 구원진이 5.70을 기록했다. 전반기 13승을 올리며 에이스 이상의 활약을 한 밴헤켄을 제외하면 선발진은 모두 5승 이하로 저조했다. 평균자책점 역시 밴헤켄만 2.81로 월등했고, 나머지 투수들은 나란히 5점대 이상을 기록했다. 넥센이 마운드만 제대로 갖췄다면 삼성의 독주는 어려웠을지 모른다.

48승 33패 1무로 2위에 올라 있는 넥센은 삼성에 5.5경기 차로 뒤져 있다. 3위 NC가 반경기 차로 추격해 갈 길이 바쁘다. 염 감독은 후반기 키플레이어로 오재영과 문성현을 꼽았다. 마운드 안정을 위해서는 이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5선발로는 네 명의 선수가 대기하고 있다. 염 감독의 철저한 '관리' 속에 마운드에 오르는 이들이다. 특히 신인 하영민은 체력 관리에 신경을 쓴다. 염 감독은 "20일 정도 쉬었으니 체력은 괜찮다. 하영민은 일주일에 한 번씩, 좋았던 팀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선수의 자신감까지 고려한 선택이다.

하영민은 전반기 13경기에서 3승 5패 평균자책점 6.94를 기록했다. 초반 5경기에서 3승 2패로 승승장구했으나 6월 27일 잠실 두산전부터는 3경기 연속 패전투수가 됐다. 염 감독은 "하영민은 일주일 쉬고 마운드에 올랐을 때 볼이 좋다. 5일 쉬면 힘이 떨어진다. 그러나 전반기에는 (하영민의 약점을) 알면서도 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마운드 운용에 여유가 생긴 뒤로는 상황에 따라 선수를 탄력적으로 기용할 수 있게 됐다.

염 감독의 관리 야구가 빛을 보고 있다. 염 감독은 지난 5월, 선발 자원인 오재영과 문성현에게 2군행을 지시한 바 있다. 2군에서 구위를 끌어올려 후반기에 쓰겠다는 계산이었다. 선발 붕괴라는 위험 요소까지 감수하고 내린 결단이었다. 그리고 문성현은 복귀 후 2일 목동 롯데전(5이닝 2실점), 8일 청주 한화전(5이닝 3실점)에서 연달아 승리를 거둬 염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뿐 아니다. 염 감독은 팀의 간판타자인 박병호가 주춤하자 과감하게 이틀 연속 선발 엔트리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11경기 연속 무홈런으로 침묵했던 박병호는 11일 목동 NC전에 대타로 나와 홈런을 쏘아 올렸다. 박병호가 역대 4번째로 3년 연속 30홈런 고지를 밟는 순간이었다.

염 감독의 눈은 벌써 내년을 바라보고 있기도 하다. 2014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29순위로 넥센에 입단한 김하성은 1군에서 35경기에 나선 뒤 지난 17일 등록 말소됐다. 염 감독은 "김하성에게는 경험의 시간을 줬다. 1군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2군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인 선수에게 막연한 목표가 아닌, 구체적으로 가야 할 길을 열어준 것이다.

선수들의 특징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적재적소에 쓰겠다는 것이 염 감독이 그리는 큰 그림이다. 염 감독의 계산대로 넥센은 순항하고 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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