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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수원 소속 국가대표는 다 어디 갔을까?


A대표 수원 선수 전무, AG 대표 뽑힌 골키퍼 노동건 유일

[이성필기자] "더 많이 (대표팀에) 나가면 좋죠."

수원 삼성 서정원 감독은 현역 시절 태극마크와 매우 친했다. A매치 87경기를 소화하며 16골을 넣었다. 누구보다 국가대표의 위대함과 우수성을 알고 있다. 국가대표를 많이 배출하는 팀이 명문으로 우대받고 한국 축구를 이끈다는 것도 알고 있다.

수원은 1996년 K리그에 뛰어든 뒤 수많은 국가대표를 배출해왔다. 대표팀에서도 늘 일정한 역할을 해왔다. 자부심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수원 소속의 국가대표를 보기가 힘들어졌다. 국가대표 불임 구단이 된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비슷한 시기에 소집된 A대표팀과 아시안게임대표팀에는 수원 선수가 단 1명 만이 포함됐다. AG 대표팀의 골키퍼 노동건이 유일하다. A대표팀의 골키퍼 터줏대감이었던 정성룡은 예상 밖으로 제외됐다.

반면, 리그 경쟁팀들은 대표선수 배출 숫자를 늘려가고 있다. 울산 현대에서는 김신욱, 이용, 김승규가 브라질월드컵 본선을 경험했다. 이들 중 김신욱, 김승규는 AG대표팀, 이용은 A대표팀으로 승선하는 등 꾸준히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라이벌 팀인 FC서울은 어떨까. 중앙 수비수 김주영, 풀백 차두리가 A대표팀에 발탁됐고 윤일록이 AG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 이들이 서울의 FA컵 4강,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을 이끄는 등 좋은 성적을 내면서 자연스럽게 대표팀에도 불려갔다.

전북 현대 역시 이동국과 한교원이 A대표, 이재성이 AG대표로 가는 등 1위팀다운 위력을 과시했다. 손준호, 김승대가 AG대표로 간 포항 스틸러스까지 그야말로 대표 차출된 선수 숫자나 질적인 면에서 K리그의 이른바 명문팀들은 모두 수원을 앞지른다.

달랑(?) 골키퍼 한 명만 AG대표팀에 내준 수원의 현재 상황은 어디서 기인한 것일까. 수원 관계자는 "그동안 부상자들도 많았고 팀 성적도 부침이 있었다. 그래서 국가대표를 (한 명이라도) 배출한 것 자체를 영광으로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수원에는 '국가대표급' 선수가 즐비하다. 3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K리그 클래식 24라운드에서도 A대표팀에 있어도 전혀 손색없는 염기훈, 김두현, 홍철, 정성룡 등이 선발로 출전했다. AG대표팀에서 탈락한 권창훈이나 A대표팀 경험이 있는 배기종 등도 대기명단에 있었다. 부상중인 오장은까지 포함하면 풍부한 국가대표급 인재 풀이다. 이번달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이상호, 하태균(이상 상주 상무)과 오범석, 양상민(이상 안산 경찰청)까지 포함하면 더 그렇다.

가능성 있는 인재는 많지만 아무래도 아쉬움은 지울 수 없다. A대표팀의 경우 갈수록 해외 진출 선수의 비중이 커지고 있어 K리거들이 발탁되기는 바늘구멍보다 더 좁다. 브라질월드컵 대표팀에서 울산 3인방이 큰 관심을 받았던 이유도 적은 K리거 대표선수 중 절반 가까이를 울산 한 팀 소속 선수들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수원은 2008년 정규리그 우승 이후 부침을 거듭했다. 2010년 FA컵 우승 이후에는 아무런 타이틀도 건지지 못하고 있다. 국가대표급인 김두현, 오장은, 염기훈 등의 잦은 부상에 차범근 전 감독에서 윤성효 감독을 거쳐 서정원 감독으로 사령탑이 교체되는 과정에 연속성이 없었다.

최근에는 모기업이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이관되면서 구단 운영비가 줄어드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빠져나가는 선수를 잡지 못하며 전력 약화를 겪어야 했고 성적도 정상권에서 멀어지고 있다. 올 시즌이 종료되면 거액 연봉자들의 엑소더스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수원에서 국가대표가 나올 확률도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표팀 터줏대감이었던 정성룡은 대표팀에 차출되는 선수가 적은 것에 대해 "모두가 지난 몇 년 간의 수원 상황을 잘 알지 않느냐"라며 압축해 표현했다. 팀이 혼란의 소용돌이를 겪는 와중에 국가대표로 발탁되는 것 자체가 놀라울 수밖에 없다는 자조 섞인 말이었다.

서정원 감독은 그래도 의지를 다지며 대표 선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서 감독은 "순위 싸움이 치열한 상황에서 국가대표에 차출이 덜 된 것은 (팀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면 도움이 된다"라면서도 "그래도 대승적이고 발전적인 차원에서 (더 많은 선수들이) 국가대표팀에 가는 것이 더 좋은 것 아닌가 싶다. 좋은 경험을 하고 오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팀 성적이 나며 안정적인 분위기가 이어지면 얼마든지 대표 선수가 탄생할 수 있다는 서 감독의 의지다. 수원에는 좋은 자원들이 많기에 대표팀 사령탑을 맡을 새 외국인 감독의 시선에 따라 앞으로 얼마든지 대표팀에 발탁될 수 있다는 희망도 있다. 상위권 성적을 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갖고 있는 수원이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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