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소속팀의 배려에 완벽한 임무 수행으로 보답한 박주호(27, 마인츠05)와 김진수(호펜하임)가 함께 웃었다.
박주호와 김진수는 2일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북한과의 결승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한국의 28년 만의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한국은 북한과 연장 혈전을 벌인 끝에 1-0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둘의 원래 포지션은 모두 왼쪽 풀백이었다. 서로 중복되면서 한 명의 위치 변화가 불가피했고 지난 시즌 소속팀에서 중앙 미드필더로도 뛰어봤던 와일드카드(23세 이상) 박주호가 중앙 미드필드로 자리를 옮겼다. 이광종 감독은 김진수의 왼쪽 풀백 수행능력과 박주호의 멀티능력을 믿고 교통정리를 했다.
둘의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는 간절했다. 박주호는 독일 분데스리가 최고의 왼쪽 풀백으로 인정받을 정도로 맹활약을 하고 있지만 군 입대할 나이가 독일 생활에 제약조건이었다. 마인츠는 한국적인 특수성을 이해하고 국제축구연맹(FIFA) 차출 의무가 없는 대회임에도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에 흔쾌히 응해줬다.
박주호의 지속적인 활약은 이영표의 은퇴 이후 왼쪽 풀백 적임자를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는 A대표팀을 위해서도 중요했다. 청소년 시절 측면 공격수로 재능을 꽃피웠을 정도로 공격적인 능력에 수비력까지 갖춘 박주호야 말로 아시안게임을 누구보다 절실하게 뛰었다.
주장 장현수(광저우 부리) 옆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자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많은 국제 경험이 있는 그는 위기에서 어떻게 빠져 나와야 하는지를 조용히 설명해주며 후배들을 이끌었다. 홍콩전에서는 시원한 중거리 슈팅골로 막혔던 경기를 풀어내기도 했다.
김진수는 선배 박주호의 양보에 부단하게 뛰어다니며 왼쪽 풀백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 공수 가담의 적절함을 유지하며 측면에서 단 한 번의 공간도 허용하지 않았다. 촉망받는 풀백답게 호펜하임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하고도 자질을 인정받았다.
김진수 역시 소속팀 호펜하임의 배려가 있었다. 올 여름 호펜하임으로 이적한 김진수는 계약 조항에 아시안게임 차출을 동의받는 등 구단의 미래 자원임이 입증돼 있다.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나섰던 김진수는 만나는 상대마다 측면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빠른 침투와 수비 복귀로 철통방어선을 구축하는 등 한국의 무실점 행진에 한 축으로 잘 버텼다. 힘도 넘쳐 쉽게 지치지 않았다.
둘은 소속팀의 배려에 대회 우승으로 보답하면서 독일에서 장기 활약할 수 있는 길을 스스로 열었다. 한국 축구나 개인 모두에게 축복이 된 값진 금메달이다.
조이뉴스24 /인천=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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