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한국 축구가 28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지난 2일 북한과의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연장 종료 직전 터진 극적인 임창우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한국 축구가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28년 동안 이어져 온 '한'을 푸는 순간이었다.
모두가 행복했던 그 순간, 이재성(전북 현대)만은 '불운의 선수'였다. 이재성은 한국대표팀 부동의 선발 멤버로 활약했고, 빼어난 역할을 해냈다. 때로는 날개로, 때로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종횡무진 아시안게임 무대를 누볐다. 이재성의 활약이 없었다면 한국의 금메달은 장담할 수 없었다. 이재성은 분명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일등공신 역할을 해냈다. 답답한 한국의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그런데 왜 이재성은 불운의 선수일까. 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마지막 영광의 순간을 함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재성은 결승전 북한과의 경기에서 전반 17분 어깨 부상으로 교체 아웃 당해야만 했다.
예선부터 결승에 오르기까지 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마지막에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그리고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마지막까지 그라운드에 남은 선수들에게 돌아갔다. 이전까지 이재성의 활약이 마지막에 와서 희미해져버린 것만 같았다. 그리고 이재성은 마지막 우승 확정 장면도 함께 하지 못했다.
4일 성남FC와 전북 현대의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가 펼쳐진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이재성을 만났다. 이재성은 어깨 부상으로 이날 경기에 뛸 수 없어 관중석에서 전북의 경기를 지켜봤다.
이재성은 "X레이를 찍어 봤는데 어깨 인대 파열이라고 했다. 아직 확실한 것은 모른다. 다음주에 정밀검사를 받을 예정이다"라며 자신의 부상 상태를 전했다.
그리고 아시안게임 결승전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이재성은 "경기 초반에 부상을 당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이었다. 팀에 미안했다. 그래도 팀을 믿고 있었다. 밖에서 열심히 응원을 했다"며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이재성은 아쉽지 않을까. 이재성은 오히려 '행복하다'고 했다. "부상으로 결승전에 뛰지 못했다. 나로서는 이전까지 매경기에 뛰었다. 경기에 뛰지 못한 선수들도 있었다. 결승전에서 마지막까지 뛰지 못했지만 나는 행복했다. 마지막에 뛰지 못해 많은 위로도 받을 수 있었다"며 불운이 아니라 그로 인해 큰 행복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번 아사안게임 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태극전사들의 의지를 오히려 높였다. 이재성도 마찬가지였다. 이재성은 "역대 아시안게임 멤버와 비교해 봤을 때 우리가 최약체가 맞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가 됐다. 서로 더 희생했고, 더 똘똘 뭉쳤다. 간절한 마음이 통했던 것 같다. 뒷일은 생각하지 않고 우리 선수들은 그 시간을 즐겼다"고 말했다.
금메달을 따낸 이재성은 다음 목표를 제시했다. 이재성은 "금메달을 따낸 후 너무 많은 축하 인사를 받았다. 기분은 좋지만 솔직히 실감은 안 난다. 최강희 감독님은 축하해 주시면서 부상을 당해서 왔다고 벌금을 내라고 하시더라. 앞으로는 K리그 클래식 우승과 FA컵 우승을 위해서 뛰겠다"며 소속팀 전북을 위해 다시 전진할 것이라 다짐했다.
조이뉴스24 성남=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