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2014-15시즌 V리그 개막을 앞두고 있는 권준형(한국전력)의 마음은 무겁다. 마음먹은 대로 몸이 잘 따라주지 않기 때문이다.
권준형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트레이드를 통해 주상용과 함께 LIG 손해보험에서 한국전력으로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새로운 팀에 와서 의욕은 넘쳤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도 일찌감치 권준형을 주전세터로 낙점했다. 그는 지난 7월 열린 2014 안산 우리카드 프로배구대회를 통해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고 공식 경기 데뷔전을 치렀다.
그러나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권준형은 "그래서 더 열심히 운동을 했다"고 정규시즌 준비 과정을 알렸다. 자신에게 찾아온 흔치 않은 기회라는 걸 권준형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코트에서 땀을 쏟았고 열심히 뛰었다.
하지만 시즌 개막이 다가오면서 컨디션이 뚝 떨어졌다. 외국인선수 미타 쥬리치와 손발이 잘 안맞는 걸 떠나 기존 선수들과도 엇박자가 나는 일이 자주 있었다. 팀 자체 훈련과 연습경기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이다.
권준형은 "의욕이 넘쳐서 오히려 역효과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코트에서 잘 해야겠다는 마음이 지나치다보니 오히려 제플레이가 안나오고 있는 것이다.
현역 선수 시절 명세터 출신인 신영철 감독은 "(권)준형이가 부담을 덜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전세터가 됐다는 압박감을 털어내야 공격과 연결 플레이 등이 매끄럽게 이어질 수 있다. 신 감독은 "준형이의 경우 플레이를 너무 복잡하게 생각한다"며 "오히려 단순하게 여기면 더 나은 토스를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는 않다. 권준형 스스로가 이를 깨닫고 몸이 상황에 맞게 움직여야 한다. 권준형은 "쥬리치를 포함해 주 공격수들 그리고 센터와의 호홉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다"며 "내 플레이를 못해 답답하긴 하지만 꼭 이를 뛰어 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신 감독은 대한항공 사령탑 시절 한선수를 V리그 최고의 세터로 길러낸 경험이 있다. 한선수는 프로 데뷔 시즌 불안정한 토스워크로 평가가 좋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 당시 대한항공 사령탑을 맡고 있었던 진준택 감독은 그런 그를 트레이드 대상자로 염두에 둔 적도 있었다.
신 감독은 당시 세터 인스트럭터로 대한항공에 왔고 한선수를 전담 지도했다. 신 감독이 감독대행을 거쳐 지휘봉을 잡으면서 한선수는 주전세터로 거듭났다. 권준형이 한국전력에서 '제2의 한선수'가 될 수 있을까. 어쩌면 올 시즌 한국전력 성적의 열쇠는 외국인선수 쥬리치가 아닌, 세터 권준형의 손에 달려 있는지도 모른다.
조이뉴스24 /의왕=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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