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전북 현대의 유소년축구 보급반(12세 이하)이 지역민들의 큰 관심을 받고있다.
전북은 전라북도 내 축구 꿈나무 육성과 축구 저변 확대를 위해 유소년 보급반을 운영중이다. 매주 수요일, 금요일, 토요일 학년별 수업을 진행중이다. 즐기는 축구를 전파하고 기본기를 바탕으로 올바른 인성을 기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효과는 만점이다. 학교 생활에 소극적이었던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일을 해결하는 등 의식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학부모들의 감사 인사에 전북 구단은 지난 9월 '축구를 통한 우리아이의 변화'에 대한 체험 수기 공모전을 열었다.
당초 10편 정도 접수되면 많이 온 것이라고 생각했던 전북 프런트는 30편이나 되는 사연이 응모되자 깜짝 놀랐다고 한다. 사연이 뭉클해 몇 편만 선정해 시상하려던 계획을 바꿔 작은 기념품이라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사연은 아이의 변화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따뜻했다. 지난해 11월 회사 이전으로 서울에서 전주혁신도시로 이사를 왔다는 7세 변지호 어린이의 아버지 변종환 씨는 아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신감을 잃으면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진단까지 받았다며 쉽게 꺼내기 어려운 상황을 전했다.
이 때 찾은 것이 전북의 유소년 보급반이었다. 축구를 통해 지호가 밝고 건강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등 활동적인 아이로 변화됐다는 것이다. 변종환 씨는 아들의 변화와 행동개선에 감사하며 구단을 종교처럼 맹신하는 가족이 됐다고 한다.
다른 사연도 있다. 김날해 어린이의 어머니 박수진 씨는 조금은 권위적이고 엄하게 교육하는 아버지 때문인지 아이가 체격도 크고 공부도 잘하는 편이지만 늘 내성적이고 소극적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보급반 가입 후 자신감이 넘치는 적극적인 아이로 바뀌었단다. 특히 늘 무서워하던 아버지에게 먼저 다가가 축구 경기를 하자고 말한 뒤부터는 어머니보다 아버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축구 이야기로 부자가 더 친해지고 대화가 많아졌다고 전해 구단 프런트들의 마음을 찡하게 만들었다.
이 외에도 '소극적이었던 아이가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규칙을 지키는 것이 생활화됐다', '매일 방안에서 휴대폰 게임과 TV 만화만 보던 아이가 축구를 통해 활동적으로 바뀌었다' 등등 다양한 변화를 담은 사연들이 소개됐다.
이번 수기공모전을 통해 아이의 성장과정을 돌아보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는 유은혁 군, 유진혁 어린이의 어머니 김선경 씨는 아이들이 축구교실 수업을 가장 기다리는 날이 됐다고 전했다. 아이들의 성격이 밝아지고 자신감이 생긴 것은 물론 축구선수라는 꿈을 가지게 됐고 식성이 좋아지면서 건강해졌다는 내용이다. 또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공통 여가생활'이 생겨 좋다고 했다.
이들 대부분은 전북의 홈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전북 구단 입장에서는 잠재적인 관중 모객과 함께 팬층을 넓히는 효과와 더불어 확실한 연고지 정착이라는 소득을 얻고 있는 셈이다. 전북은 보급반 어린이들에게 에스코트 키즈 기회를 제공하는 등 아이와 부모님 모두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주고 있다.
보급반 참여는 신체적 변화로도 이어졌다. 분기별 신체 지수를 측정 조사한 결과 6세부터 12세까지 3개월동안 신장은 전체 평균 1.6cm가 성장했고 체중은 1.5kg 늘었다. 연령대별 7세반이 평균 2.0cm로 가장 많이 키가 컸고 9세반이 2.1kg으로 가장 많이 체중이 늘었다. 특히 9세반 소이중 군은 키가 6.3cm, 몸무게가 7.9kg 늘었다.
소아과 전문의 정우석박사(49, 정앤박 소아과 원장)는 "이번 계측 수치를 전체적으로 볼 때 유소년 보급반 아이들이 키와 몸무게가 바른 비율로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라며 "유소년 축구교실은 스트레칭부터 유산소 운동, 유연성운동, 다리 근기능 강화운동, 허리 근기능 운동, 바른 자세와 체형을 잡아주는 교정운동 등 체계적인 훈련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체력향상 뿐만 아니라 어린이의 바른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전북 이철근 단장은 "수기를 읽으며 많은 감동을 받았다. 지역의 글로벌 인재육성을 위해 전주시내 유소년 축구장 신축, 전라북도 전체를 대상으로 한 유소년 훈련프로그램 개발과 코치 파견, 전문 코치 인력확충, 유소년 코치 해외연수 등 적극적 지원 마련에 나서겠다"라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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