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 투수 헨리 소사는 지난 2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넥센은 LG에게 6-3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그렇지만 소사는 당초 넥센 벤치에서 기대했던 만큼 제 공을 뿌리진 못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소사를 비롯한 팀 선발진에게 '6이닝 3실점'이라는 기본적인 기대치를 갖고 있다. 막강한 타선의 힘과 함께 조상우-한현희-손승락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불펜이 있기 때문에 선발만 제 몫을 해주면 얼마든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소사는 1차전에서 3실점하고 물러났는데 4.1이닝밖에 던지지 못했다. 그 때문에 조상우가 평소와 비교해 이른 5회부터 등판해야 했다.
염 감독은 "소사가 더 잘 던지려고 했다"며 "오버워크를 한 부분이 발목을 잡았다"고 평가했다. 소사는 1회부터 전력투구로 구속에 힘을 실었다. 염 감독은 "처음부터 직구 스피드가 154, 155km 이렇게 나오더라"고 말했다. 초반에 너무 힘을 빼는 투구를 했다는 얘기다.
소사의 이런 피칭으로 인해 넥센 불펜은 1차전에서 서둘러 가동 준비를 했다. 조상우는 3회부터 몸을 풀기 시작했다. 염 감독은 "소사가 평소와 달리 마운드 위에서 조금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했다.
염 감독이 투수교체 타이밍을 빨리 가져 갔던 건 정규시즌과 달리 플레이오프는 매 경기 결과가 중요한 단기전 승부이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투수진 운용을 정규시즌과 달리 가져가면서 1차전 승리에 밑바탕을 깔았다. 이른 불펜 가동도 그렇고, 마무리 손승락을 8회 올리고 9회 한현희에게 한 타자 끝내기를 맡긴 부분 등이다.
2차전을 내줬지만 넥센은 30일 열린 3차전에서 오재영의 역투와 타선의 집중력 등 투타 조화를 이루며 승리, 이제 1승만 더하면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손에 넣는다. 염 감독은 "최종 5차전이 남아 있긴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4차전에서 승부를 내고 싶다"고 했다. 선수들의 체력 소모를 최대한 줄이고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라 기다리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를 만나는 게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넥센은 31일 열리는 4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려 한다. 물론 1패를 더 당할 경우 '가을야구'를 접어야 하는 LG는 총력전으로 나서며 '내일이 없는 승부'를 펼칠 것이다.
4차전 선발로 등판하는 소사가 페이스 조절과 함께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수비다. 그는 1차전 3회초 김용의의 타구를 잘 잡아놓고도 송구 동작에서 주저하다 결국 내야안타를 만들어 줬다. 염 감독은 "소사가 두번째 플레이에 능한 선수는 아니다"라며 "상대가 그런 부분을 파고 들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소사에게 여유를 갖고 던지라고 주문할 생각"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시리즈에는 변수가 있다. 바로 비 예보다. '가을비'는 LG와 NC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됐었다. 포스트시즌 사상 두 번째로 이틀 연속 경기가 취소된 바 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도 4차전이 열리는 31일부터 다음날까지 이틀 동안 비가 계속 내린다는 예보가 나왔다. 만약 비로 경기가 순연된다면 투수 기용 등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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