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박한이의 결승 투런홈런에 힘입어 넥센을 또 꺾었다.
삼성은 7일 목동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1-1 동점이던 9회초 박한이가 친 2점홈런으로 결승점을 뽑아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삼성은 시리즈 전적 2승1패를 기록하며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의 5부능선을 넘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3차전을 이긴 팀이 우승한 확률은 무려 90.9%(11번 가운데 10번). '사실상 결승전'으로도 일각에서 여기는 3차전에서 웃은 팀은 삼성이었다. 경기 내내 넥센 마운드 공략에 실패해 끌려갔지만 후반 행운의 동점을 만든 뒤 마지막 정규이닝에서 기어이 결승점을 얻었다. 삼성의 저력을 재확인한 경기였다.
초반 답답한 경기가 이어졌다. 5회까지 넥센은 단 1안타 빈공에 그쳤다. 4회초 1사 뒤 유한준이 우전안타로 무안타 행진을 끊었지만 1사 뒤 강정호의 볼넷으로 조성된 2사 1·2루 득점 기회에서 김민성이 그만 삼진에 그쳐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삼성도 1회말 최형우의 우중간 2루타, 박석민의 볼넷으로 잡은 2사 1·2루에서 이승엽이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된 뒤로는 좀처럼 공격이 풀리지 않았다. 이승엽의 볼넷 진갑용의 좌전안타로 만든 4회 2사 1·2루에선 김상수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경기 시작부터 계속된 0의 행진은 그러나 5회 들어 깨졌다.
역시 큰 것 한 방에 의해 이번에도 균형이 무너졌다. 5회말 1사 뒤 우타석에 들어선 로티노가 볼카운트 2-1에서 장원삼의 3루째 높은 체인지업을 노려 친 공이 좌측 담장을 훌쩍 넘었다. 타구가 맞는 순간 장원삼은 마운드에 주저앉아 실투였음을 직감했다.
선발 오재영이 5이닝을 무실점 처리하자 '특급 셋업맨' 조상우가 예정대로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삼성은 조상우를 상대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2사 1루에서 김헌곤이 좌익수 왼쪽 2루타로 상황을 2사 2·3루로 몰고 갔다. 안타 하나면 역전이 가능했지만 진갑용이 친 타구가 2루수 직선타로 물러나 입맛을 다셔야 했다.
7회에도 선두 김상수가 볼넷으로 출루해 분위기를 달궜지만 나바로가 우익수 뜬공, 1루주자 김상수는 바뀐 투수 손승락의 초구 때 2루 도루를 시도하다 횡사했고, 박한이 또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 분위기가 급격히 냉각됐다.
계속해서 득점의 문을 두드린 삼성은 결국 8회초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넥센 수비진의 판단 착오와 행운의 안타가 합쳐진 결과였다. 1사 뒤 최형우가 좌전안타로 살아나가자 대주자 박해민이 투입됐다. 다음 타자 박석민이 삼진되면서 또 찬스가 무산되는 듯했지만 이후 아무도 예상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승엽이 친 타구는 2루 베이스 약간 오른쪽 뒤로 떨어지는 플라이.
중견수 이택근과 2루수 서건창, 유격수 강정호가 모두 달려들었지만 타구는 몸을 날린 서건창의 글러브를 피해 그라운드로 떨어졌다. 행운의 텍사스 안타. 1루주자 박해민은 2루와 3루를 돌아 홈까지 쇄도해 살았다. 운도 좋았지만 수비진이 좀 더 적극적인 대시를 했더라면 잡을 수 있었던 타구라는 점에서 넥센으로선 무척 아쉬운 실점이었다. 스코어는 1-1 동점.
기세를 탄 삼성은 곧바로 다음 이닝인 9회초 기어이 역전 점수를 뽑았다. 이번에도 삼성의 결승점은 홈런포로 나왔다. 9회 2사 뒤 나바로가 바뀐 투수 한현희로부터 볼넷으로 출루하자 박한이는 가운데 펜스를 넘어가는 중월 투런홈런을 작렬해 경기를 뒤집었다. 3-1 역전.
막판 리드를 잡은 삼성은 9회말 마무리 임창용을 내세워 경기를 무사히 매조지하고 가장 중요한 3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열기를 더해가는 한국시리즈는 8일 오후 2시 목동에서 4차전이 열린다.
조이뉴스24 목동=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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