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7회 손승락…넥센, '상황별 마무리 시스템' 가동

[정명의기자] 넥센 히어로즈가 이번 포스트시즌에 들고나온 상황별 맞춤 마무리 시스템이 다시 한 번 등장했다.

넥센은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1-0으로 앞서던 7회초 마무리 손승락을 등판시켰다. 마무리 투수가 7회에 등판한 것이 조금 의아하지만 이번 포스트시즌에서의 넥센이라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넥센은 불펜 필승 3인방 조상우, 한현희, 손승락을 상황에 맞춰 등판시키겠다는 계획을 갖고 이번 포스트시즌에 임하고 있다. 마무리 투수는 9회에 등판한다는 고정관념을 무너뜨린 것. 가용 인원이 적은 상황에서 최대한의 효율을 내겠다는 뜻이다.

선발 오재영이 5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고 마운드를 내려가자 6회초에는 조상우가 등판했다. 조상우는 6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은 뒤 7회초 선두타자 김상수를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나바로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어 등판한 것이 손승락이었다.

손승락은 포수 박동원의 도움을 받아 2루 도루를 시도하던 김상수를 잡아내 투아웃 째를 만든 뒤 박한이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앞으로 2이닝만 더 틀어막으면 넥센이 승리를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이다.

손승락을 한현희에 앞서 등판시킨 것은 삼성의 타선 때문이다. 나바로 이후 삼성의 2번 타순부터는 박한이, 채태인, 최형우 등 좌타자 3명이 줄줄이 등장한다. 이어 우타자 박석민이 5번타자로 나서지만 6번에는 다시 좌타자 이승엽이 포진해 있다.

손승락 대신 한현희가 마운드에 올랐다면 삼성의 막강 좌타자들을 모두 상대해야 했다. 한현희는 좌타자 상대 성적이 좋지 않다.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1할9푼2리인데 반해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3할1푼8리에 이른다. 염 감독으로서는 한현희를 최대한 편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리려 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손승락이 8회초까지 실점없이 넘긴다면 한현희는 9회초 한결 수월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7번타자부터 1번 나바로까지 4명이 모두 우타자이기 때문. 정해진 순서가 아닌 상황에 따른 맞춤 기용법이 넥센의 승리를 지켜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