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큰 손' 한화, 이번에도 거침없이 쓸까

[정명의기자] 이번에도 한화 이글스는 '큰 손'의 역할을 할까.

FA 시장이 본격적인 개막을 알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6일 FA 자격 선수 21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윤성환·권혁·안지만·조동찬·배영수(이상 삼성), 이성열(넥센), 박경수·박용택(이상 LG), 이재영·김강민·나주환·조동화·최정·박진만(이상 SK), 이원석(두산), 김사율·장원준·박기혁(이상 롯데), 차일목·송은범(이상 KIA), 김경언(한화) 총 21명이다.

가장 주목받는 팀은 역시 한화다.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한화로서는 그 어느 팀보다 전력 보강이 절실하다. '야신' 김성근 감독이 부임해 마무리 훈련부터 선수들을 혹독하게 조련하고 있지만 훈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마침 한화가 필요로 하는 마운드 자원들이 이번 FA 시장에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한화는 FA 시장을 크게 주도했다. 내부 FA 3명 이대수(4년 20억원), 한상훈(4년 13억원), 박정진(2년 8억원)을 총액 41억원에 눌러앉혔고, 외부 FA 중 최대어로 꼽히던 정근우(4년 70억원)와 이용규(4년 67억원)까지 한꺼번에 잡았다. 한화가 지난 FA 시장에서 쓴 금액은 178억원이다.

한화는 다음 시즌을 위해 개혁을 시작했다. 김성근 감독의 부임과 함께 코칭스태프도 거의 물갈이됐다. 선수들도 '야신'의 뜻에 따라 머리를 짧게 자르고 마무리훈련에 참가, 근래 보기 드문 훈련량을 소화하고 있다. 하위권 팀의 전력을 크게 끌어올린 전력이 많은 김 감독이기 때문에 벌써부터 내년 시즌 한화의 성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장만 바뀐 것이 아니다. 단장과 함께 프런트의 수장이라고 할 수 있는 대표이사도 교체됐다. 한화는 시즌 뒤 제9대 신임 김충범 사장이 취임했다. 김 사장은 야구단에 오기 전까지 그룹 비서실장으로 김승연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왔다.

이는 김 회장의 야구단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회장 비서실장은 그룹 내에서도 막강한 힘을 갖고 있다. 따라서 김 사장 취임은 김 회장이 야구단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FA 시장에서도 한화가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을 예상할 수 있는 이유다.

김 감독도 취임 기자회견에서 전력보강에 관한 질문에 "욕심 같아서는 이번에 FA가 되는 선수들을 다 데려왔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김 감독이 외부영입 보다는 가진 전력을 극대화 해 성적을 내는 편이지만 FA 보강이 이루어진다면 좋은 성적을 내기 더 수월하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현재 한화는 그야말로 '개혁' 중이다. 현장에서는 김 감독이 중심인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프런트도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대표이사가 교체됐다. 개혁의 목표는 오직 하나. 좋은 성적이다.

FA 영입도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한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외부 영입이 꼭 좋은 성적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한화도 포지션 중복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 이번 FA 시장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장과 프런트의 수장을 한꺼번에 교체한 고강도 개혁에 착수한 한화 이글스가 이번 FA 시장에서도 광폭행보를 보일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