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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 골 결정력 끌어올리기 숙제 확인


상대 압박과 거친 스타일 견디는 능력 필요

[이성필기자] 골을 넣지 못하면 승리는 없다는 축구의 진리가 다시 한 번 확인된 한 판이었다.

한국은 18일(한국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후반 38분 아즈문(루빈 카잔)에세 A매치 데뷔골을 허용하며 0-1로 패했다. 40년 동안 이어져온 이란 원정 무승 징크스도 6경기(2무4패)로 늘어났다.

이란전을 통해 한국 대표팀은 타깃맨으로 불리는 원톱 부재라는 숙제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근호(엘 자이시)가 제로톱의 선봉으로 나섰지만 골 맛을 못봤고, 박주영(알 샤밥)이 후반 교체 투입돼 앞선 요르단전에 이어 두 경기째 출전했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박주영은 요르단전에서 전방부터 수비를 압박해주면서 코너킥을 두 차례 얻어내는 등 비교적 활발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이란전에서는 출전 시간이 짧아서인지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이근호는 손흥민(레버쿠젠)을 춤추게 했다. 이근호의 장점은 무한 체력을 앞세워 상대 수비를 힘들게 만드는 공간 이동에 있다. 이근호가 열어준 공간으로 손흥민이 들어와 슈팅하는 장면은 이란전에서 네 차례나 연출됐다.

하지만, 이란은 수비벽을 촘촘하게 세우고 미드필드에서 거칠게 압박했다. 최대한 페널티지역 밖에서 슈팅하도록 해 위력을 감소하게 만들었다. 상대가 강하게 나오면 똑같이 대응해서 흐름을 꺾어야 하는데 너무 아름다운 플레이만 추구하던 한국은 영리한 경기 운영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한국은 거친 압박으로 나오는 상대에게는 고전하며 제대로 골을 넣지 못했다. 우루과이(0-1 패), 코스타리카(1-3 패) 등과의 경기에서 잘 나타났다. 좌우 윙어들 역시 중앙이 막히면 서로 위치를 바꿔도 크게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요르단, 이란 원정 2연전에서 슈틸리케호는 소득과 숙제를 동시에 얻었다. 선수층이 두꺼워지면서 경쟁력은 올라갔다. 남태희(레퀴야), 김민우(사간도스), 한교원(전북 현대) 등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은 수확이다.

그러나 골을 넣을 수 있는 자원 부족은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동국(전북 현대), 김신욱(울산 현대)과 같은 전형적인 타깃맨이 빠졌을 때의 실험에서 간결한 패스와 빠른 속도가 필요함을 알게 됐다. 그래도 골 결정력이 떨어지고 상대 수비 압박을 견디지 못하면 이란처럼 비매너 골이라도 상대에게 선제골을 내준 이후에는 심리전에 제대로 말려들어 속만 태우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괜한 기싸움에 힘을 낭비하지 않으려면 골부터 넣는 것이 묘책이다.

대표팀의 주축이 돼줘야 할 선수들의 각자 처한 상황은 다르다. 박주영은 새 소속팀에서 겨우 3경기에 출전하고 대표팀에 합류했다. 더 많은 출전으로 경기 감각을 살려야 한다. 이근호도 카타르리그에 더 적응하고 더 많은 골을 터뜨려야 한다. 손흥민은 빡빡한 일정에 지쳐 있다. 그나마 손흥민은 12월 중순까지 뛰고 나면 휴식기를 갖는다. 바로 대표팀에 합류해 체계적인 몸관리를 받을 수 있다.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 남은 시간은 두 달이 채 되지 않는다. 12월 30일까지는 23명의 최종명단을 제출하고 조직력을 다져야 한다. 남은 시간 선수들 각자의 관리는 절대적이다. 특히 공격수 자원들은 소속팀에서 골 감각을 키우는 것이 중요해졌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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