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대우 '스프링캠프 기다리는 이유'

[류한준기자] 누가 주전이 될 지 정해지지 않았다. 경쟁률도 꽤 높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의 좌익수 자리가 그렇다.

중견수와 우익수는 이미 주인이 정해져 있다. 경찰청에 입대한 중견수 전준우의 빈자리는 외국인타자 짐 아두치가 맡는다. 우익수는 손아섭이 터줏대감이다. 역시나 좌익수 한 자리가 허전하다.

이종운 롯데 감독은 좌익수로 확실하게 한 명을 꼽지 않는다. 후보군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마무리훈련에서 이미 한 차례 테스트를 받았다. 이제는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다시 점검을 해 주인을 찾게 된다.

좌익수 후보 중 한 명인 김대우는 스프링캠프를 벼르고 있다. 마무리훈련에서 제대로 운동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손바닥을 다쳐 타격도 그랬지만 수비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그는 "이제는 뒤를 돌아볼 여유는 없다"고 했다. 투수 유망주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가 타자로 전향한 지도 제법 시간이 흘렀다.

'1군 출전 기회 자체가 적었다'는 불만을 가진 적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 김대우는 "그런 기회를 몇 차례 얻었다는 자체가 행운이었다"며 "그걸 잡지 못하고 (기회를) 살리지 못한 내가 잘못한 일"이라고 자책했다.

10구단 kt 위즈의 보호선수 외 특별지명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었지만 김대우의 이름은 불리지 않았다. 그는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라면 다들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었을 것"이라고 웃었다.

김대우의 팀내 경쟁자는 많다. 베테랑 이승화(이우민으로 개명)부터 2013시즌 부상 전까지 주전 좌익수로 나섰던 김문호가 대표적이다.

'젊은피'로 분류되는 김민하도 있고 김대우와 마찬가지로 투수에서 야수로 전향한 하준호도 후보군에 들어있다. 여기에 1루수 자원인 박종윤도 언제든 좌익수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상무(국군체육부대)에 지원했다 최종 탈락해 팀으로 돌아온 조홍석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김대우는 "정말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각오를 전했다. 그는 "마무리훈련을 쉰 셈인데 스프링캠프에서 정말 열심히 해 꼭 자리를 잡고 싶다"고 간절함을 표현했다. 내부 경쟁에서 밀려난다면 더 이상 설 곳은 없다. 이제 서른이 훌쩍 넘었기 때문에 '기대주'라는 평가와 거리가 멀어졌다는 걸 김대우도 잘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