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야구공은 둥글다. 그리고 인생도 공처럼 돌고 돈다. 박흥식 전 롯데 자이언츠 코치는 지난 10월 31일 KIA 타이거즈 유니폼으로 바꿔 입었다.
김기태 신임 감독이 이끄는 '호랑이 군단'에서 타격코치로 활동하게 된 것이다. 지난 2007년부터 2008년까지 KIA에서 선수들을 지도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타이거즈 유니폼이 낯설진 않다.
박 코치는 이에 앞서 10월 26일 롯데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그는 김시진 전 롯데 감독과 함께 넥센 히어로즈 시절부터 한 팀에 몸을 담았다. 김 전 감독이 정규리그 최종전인 LG 트윈스와 경기를 끝으로 자진 사임했기 때문에 박 코치 역시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았다.
박 코치에겐 지난 2년 동안 보낸 부산 생활이 기억에 남는다. 박 코치는 최근 선수단-프런트 그리고 프런트 사이의 내분 등 안팎으로 뒤숭숭한 전 소속팀 롯데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열심히 뛰었던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팬들에게는 너무 죄송하다"며 "이미 롯데를 떠난 마당에 이야기를 하는 건 옳지 않은 행동이라고 본다"고 했다.
그렇지만 박 코치의 마음 한구석엔 아쉬움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김대우의 성장을 못보고 롯데를 떠난 게 가장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좌타자 김대우는 이대호(소프트뱅크)가 일본으로 건너간 뒤 허전해진 롯데의 4번타자 자리를 맡을 후보로도 꼽혔다.
넥센 시절 박병호가 팀의 중심타자로 자리잡는 걸 바로 옆에서 지켜본 박 코치였기에 김대우에 대한 기대는 컸다. 그러나 김대우는 지난해와 올해 1군 출전 기회도 얼마 안됐고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박 코치는 "타고난 힘과 잠재력은 정말 (박)병호급"이라며 "멘탈적인 부분에서 좀 더 강해진다면 충분히 제몫을 할 수 있는 선수다. 지금도 그렇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은 유독 '타고투저' 경향이 강했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 3할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30명이 훌쩍 넘을 정도다. 그래서 기록이 폄하되긴 하지만 롯데는 지난해와 견줘 확실히 팀 타율이 올라갔다. 프로 데뷔 후 첫 3할 이상 타율을 기록한 박종윤을 비롯해 정훈, 문규현 등이 날카로운 방망이 솜씨를 보여줬다.
박 코치는 "(김)대우도 그렇지만 (박)종윤이와 (정)훈이 등도 생각이 많이 난다"며 "이제는 다른 팀이 됐지만 세 선수 모두 내년 시즌 좋은 활약을 하고 롯데에서 중심 선수로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박 코치는 새로운 팀에서 새 얼굴들과 만나 다가올 2015시즌을 준비한다. 넥센과 롯데를 거치는 동안 수많은 선수들이 유망주 혹은 기대주로 평가받으며 박 코치의 조련을 받았다. KIA에서는 또 어떤 선수들이 박 코치의 지도로 타격에 눈을 뜰까 궁금해진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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