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외부 영입은 없었지만 SK의 이번 스토브리그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는 내부 자원 이탈을 막아 최상의 전력으로 2015시즌을 맞게 됐다. 김용희 감독의 목표도 상향 조정됐다.
김용희 감독은 지난해 10월 열린 취임식에서 "김광현이 빠져나간다면 전력에 큰 마이너스가 될 것이다. 투수를 적극적으로 보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당시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김광현 외에도 FA 자격을 얻은 선수만 5명이었다. 김 감독은 "FA 선수들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가고시마 마무리 훈련에서도 전력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가장 큰 숙제였다.
그러나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접고 SK 잔류를 선언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여기에 SK는 내부 FA 5명과 모두 재계약을 체결해 기존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한 채 올 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김용희 감독은 "당연히 김광현은 미국에 진출한다는 생각을 했다. 투수 고민이 상당히 많았다. 김광현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마운드 구성 차이가 엄청나다. 선수로서는 (메이저리그에 못 간 것이) 아쉬운 일이지만, 김광현이 남아서 팀 마운드가 크게 안정됐다"고 말했다.
"빈집에 소 들어온 느낌"이라면서 껄껄 웃은 김 감독은 "야구는 투수의 비중이 상당히 크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고민이 해결됐다. 좋은 전력을 가질 수 있게 됐다"면서 만족스러워했다.
"2015시즌에는 기필코 가을 야구에 진출하겠다"던 김 감독의 목표도 달라졌다. 기대 이상의 전력으로 시즌을 치르게 된 만큼 자신감이 커졌다. 김 감독은 "마무리 훈련을 할 때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그 때만 해도 김광현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전력이 안정화됐다. 당시에는 가을 야구가 목표였지만, 이제 좀 더 상향조정을 해야 한다"면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김광현이 돌아온 덕분에 6선발 체제도 구상할 수 있게 됐다. 김 감독은 "144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6선발까지도 생각하고 있다. 전지훈련에서 가능성을 보고 결정하겠다"면서 "6선발 체제로 가려면 선발 투수들이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계투진에 과부하가 걸린다"고 전했다.
김광현과 지난해 9승을 올린 밴와트, 새로 영입한 외국인투수 켈리에 돌아올 윤희상까지 안정적인 4명의 선발은 구축됐다. 김 감독은 "문광은과 여건욱, 백인식 등이 선발 경쟁을 벌여야 한다"고 했다.
뒷문은 걱정 없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정우람이 실전 감각을 회복한 뒤 마무리를 맡게 된다. 김 감독은 "박희수-윤길현-정우람 순서가 제일 좋다. 물론 상대 타순에 따라 바뀔 수는 있다. 정우람이 2년간의 공백을 지우고 빨리 경기 감각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만 어깨 부상으로 재활 중인 박희수는 시즌 초반 합류가 어려운 상황이다. 김 감독은 "선수에게 시간을 주겠다"고 했다.
마지막 남은 퍼즐은 외국인 타자다. 외국인 타자 영입만 마무리하면 SK의 2015시즌 준비는 끝난다. SK는 점찍어뒀던 제이슨 프라이디 영입 직전에 과거 약물 관련 징계를 받았던 사실을 알게 되면서 계약을 백지화했다. 이후 다른 선수를 찾고 있지만, 원하는 자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에 김 감독은 "급하게 처리할 문제가 아니다. 시간이 걸려도 확실한 선수를 뽑아야 한다"고 단언했다.
김 감독이 바라는 외국인 타자의 첫 번째 조건은 '수비'였다. 김 감독은 "반드시 수비를 할 수 있는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 2루수라면 수비와 주루플레이가 되는 선수, 외야수라면 장타를 칠 수 있는 오른손 타자여야 한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특히 외야 경쟁이 심할 것이다. 김강민, 이명기를 제외한 선수들은 절박함을 가져야 한다. 이같은 동기부여가 팀 승리로 연결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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