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근기자]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건을 풀어가는 스릴도 있지만 로맨스가 주는 달달함은 그 이상이다.
KBS2 월화드라마 '힐러'는 과거 1992년 부모 세대가 저지른 사건을 그 자식들이 파헤쳐 나가는 내용이 중심 축이다. 그 과정이 박진감 넘쳤고, 화려한 액션은 볼거리를 더했다. 그리고 반환점을 돈 '힐러'는 로맨스적인 요소가 더해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 12일 방송된 '힐러' 11회에서는 서정후(지창욱)의 정체가 김문호(유지태)에게 밝혀졌고, 두 사람은 함께 1992년 과거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그동안 거대한 힘에 감춰져 있던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과정이 본격화되며 흥미를 더했다.
주된 내용은 1992년 사건이지만 '힐러' 서정후와 채영신(박민영)의 로맨스에 시청자들은 더 열광하고 있다. 최근 상승세를 타는 요인으로 로맨스를 빼놓을 수 없다.
힐러가 신문사 후배 박봉수인 줄 모르는 영신은 힐러에게 "얼굴을 보지 않아도 좋으니 만나자"고 메일을 보낸다. 힐러는 그런 영신을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영화관에 촛불로 길을 만들고 자리에 토끼 인형을 놔둔 것. 그렇게 두 사람은 멀리 떨어져 영화를 봤다.
영화가 끝나고 영신이 돌아가려던 찰나 정후는 아쉬운 마음에 망설이다 영신의 손목을 잡아챘다. 그리고 영신의 손에 깍지를 꼈다. 두 사람은 영화관 문을 사이에 두고 서로 돌아보지 않은 채 그렇게 잠시 손을 잡고 있다가 헤어졌다.
자신의 정체를 드러낼 수 없는 정후와 얼굴을 볼 수 없는 데이트에도 행복해하는 영신의 모습은 애틋하면서도 달달했다.
이들의 로맨스가 더 돋보이는 건 '기승전로맨스'가 돼버리는 드라마들과 달리 주된 내용은 뚝심 있게 가져가면서 로맨스를 효과적으로 첨가했다는 점이다.
정후는 어린 나이에 세상에 버림을 받고 혼자사는 것에 익숙해진 밤의 심부름꾼이다. 그런 그가 자신의 아버지가 살인자가 되고 자살까지 하게 된 과거의 사건을 파헤치면서 세상과 만나는 매개체로 영신과의 로맨스가 등장한다.
12회를 앞둔 '힐러'는 정후와 영신의 로맨스가 꽤 비중 있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12회에서는 한밤중에 정후가 영신을 찾아가 와락 끌어안는다. 이날 영신은 한밤중에 찾아온 정후에게 저녁과 잠자리를 내어주며 감정의 혼란을 느낄 것으로 예고됐다. 공개된 사진 속 지창욱의 넓은 어깨 안에서 의아한 듯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는 박민영의 모습은 설렘을 자아낸다.
묵직하게 이어지는 극 전개에 로맨스가 점차 힘을 발휘하며 '힐러'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힐러'는 11회가 9.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로 올라섰다. 12회는 13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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