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예전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은 집에 있어요." 12년 만에 다시 친정팀 롯데로 돌아온 임재철은 누구보다 스프링캠프가 반갑다.
임재철은 지난 시즌 LG 트윈스에서 뛰다 시즌 후 롯데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다. 그는 충남 천안 출신이지만 롯데와 부산 지역이 익숙하다. 대학(경성대)을 부산에서 다녔고 프로선수 데뷔를 롯데에서 했기 때문이다. 그는 1999년 롯데에서 프로야구 선수로 첫 발걸음을 뗐다.
임재철은 롯데 복귀 소감으로 "많이 변한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옛날 생각이 났던 것이다. 신인급 선수는 물론 임재철과 같은 베테랑이라도 이적을 하게 되면 대부분 새 팀 적응기를 거친다. 그러나 임재철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임재철은 "친정팀이다 보니 (적응이) 수월할 것 같다"며 "신인 때 구단 프런트로 입사한 형들도 이제 높은 자리에 올랐다"고 껄껄 웃었다. 조현봉 롯데 운영부장이 대표적인 경우다.
친정팀으로 왔기 때문에 안도감도 들긴 하지만 프로는 냉정하다. 경쟁에서 밀리면 바로 자리를 내줘야 한다. 프로 입단 순서나 연차가 자리를 보장해주는 건 아니다.
이종운 롯데 감독이 임재철 영입을 원한 건 그가 갖고 있는 '경험'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임재철은 신인 시절 한국시리즈 출전 엔트리에 들었다. 입단 동기인 조성환(현 KBS N 해설위원)도 한화 이글스와 치렀던 1999년 한국시리즈 출전 선수명단에 들지 못했는데 임재철은 당시 외야 유망주로 꼽혀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2002년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을 한 뒤에도 한국시리즈에 참가한 경험이 있다. 한화 시절에 한 번 건너 뛰었지만 두산 베어스에서 뛸 때도 역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그는 "후배들에게 당시 경험을 이야기해줄 생각"이라고 했다.
이종운 감독은 임재철의 롯데 입단이 결정된 뒤 따로 불러 부탁을 했다. 임재철은 "감독님은 '팀이 어려운 상황이고 분위기도 끌어 올려야 한다'고 하셨다"며 "고참으로 책임을 느낀다"고 얘기했다.
조성환이 은퇴를 했고 장성호(kt 위즈)가 이적을 해 임재철은 올 시즌 롯데 야수들 중 최선참이 됐다. 이용훈(드림팀 재활코치)도 선수생활을 접어 투수 쪽을 포함해도 임재철이 선수단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
임재철은 등번호 27번을 받았다. 두산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용덕한(kt 위즈 이적)이 달았던 번호다. 임재철은 신인시절 롯데에서 7번을 달고 뛰었다. 지금은 박준서가 사용하고 있다. 27번은 롯데에서 2번째로 7번을 단다는 의미라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서 새로 받은 롯데 유니폼에 대한 감정은 각별하다.
한편, 임재철은 스프링캠프에서 후배들과 치열한 자리 경쟁을 해야 한다. 손아섭과 새 외국인선수 짐 아두치가 각각 우익수와 중견수로 낙점된 가운데 외야 자원들인 김대우, 김문호, 김민하, 김주현, 임종혁, 하준호가 임재철과 함께 애리조나 1차 캠프에 함께 왔다. 전지훈련 명단에는 빠졌지만 베테랑 이우민(개명전 이승화)도 있다.
임재철은 "전준우가 군대에 가고 그 자리를 아두치가 메울 것 같지만 여전히 외야 한 자리가 비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후배들을 잘 이끌고 나가야겠지만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돌아온 롯데에서 스프링캠프를 맞는 각오를 전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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